멋쟁이 남자들의 이야기 댄디즘 - 최초의 멋쟁이 조지 브러멀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
쥘 바르베 도르비이 지음, 고봉만 옮김, 이주은 그림 해설 / 이봄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르베 도르비아가 <댄디즘과 조지 브러멀>을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댄디즘은 프랑스의 지적 풍토에서 한낱 우스꽝스러운 현상에 지나지 않았고, 댄디 청년들은 심지어 경멸의 대상이 되기까지 했다.  -고봉만(옮긴이)

 

 

​난 여자지만 화장품도 잘 모르고, 옷에도 그닥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다. 잘 입었다, 라고 생각하는 조건은 입었을 때, 내 몸과 본래 하나였어, 하는 느낌을 주는데다, 부담스럽지도 후줄근 하지도 않다면 적당하다, 라는 정도. 화장품은 세수할 때, 피부가 푸석푸석 하거나 너무 기름이 질 때, 얼굴에 뭐가 나기 시작했을 때, 깨끗한 피부를 만들기 위해서 하지, 딱히 아름답게 꾸미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몇 년 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살아도 그닥 커다란 문제나 불편하다는 의식은 받지를 못했는데 최근 시내를 자주 가다보니 자연스레 신경이 쓰이게 된다. 거리를 걷다보면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지나가고는 하는데, 남자들이, 여자인 나보다, 옷을 더 잘 입어! 나보다 피부가 깨끗해! 여자인 나보다! 하는 것이 주요 요점이 되어서 신나게 괴롭혀지고 있다. 또 곰곰하게 생각을 해보니 아래 위로 온통 검정인 나보다 화사한 옷들을 잘 입고서 돌아다니는 젊은 남자들을

보면 음 나랑 같은 또래가 맞나 싶기도 하고, 괜히 신경 쓰이는 것이 확실히 옛날보다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본 책은 댄디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최초의 댄디남 조지 브러멀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임과 동시에 댄디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키워드를 설명하고 있다. 엄격함. 순백색 셔츠로 멋의 승부를 봐야 했으며, 진정한 댄디는 꾸미기 위해서가 아니라 완벽함을 위해 노력했고, 넥타이를 매는 데 온 정성을 쏟았다. 댄디의 치장은 한정된 장식품이 다였다. 이 외에도 관능, 자연스러움, 경계인, 신비주의, 무관심, 고립, 자유, 인공미, 옴 파탈의 키워드가 적절한 그림, 적절한 설명과 어우러져

옷 잘 입는 남자를 애매하게 댄디남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진정 댄디가 무엇인지 잘 설명해줬다.

 

 옮긴이에 의하면 댄디즘은 프랑스의 지적 풍토에서 한낱 우스꽝스러운 현상에 지나지 않았다, 또 대딘 청년들은 경멸의 대상이 되기까지도 했었다는데, 시간이 흘러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널리 퍼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현재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댄디즘의 명확한 설명과 역사, 댄디즘을 실천했던 최초의 댄디남 조지 브러멀을 통해 댄디, 라는 어쩌면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것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다.

 

 

 '댄디즘' 이란 것에 대해 알 수 있어 좋았고, 꽉 찬 그림과 글 등도 좋았다. 본래 책의 지은이는 쥘 바르베 도르비이지만 두 사람이 친절하게 해설을 달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도 멋지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책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적당함을 지키는 해설이었다고 개인적으로 느꼈다. 댄디즘에 호기심이 있다면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상, 현실이 되다 -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
유영민.차원용 지음, 신익호 감수 / 프롬북스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

 

 

 

표지에 적힌 말을 보고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 시점에도 과학자들은 인류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애를 쓰고 있으니까.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로, 미래를 연구하는 미래학자가 있다고 하던데, 그들이 하는 일은 좀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지금 현재, 우리는 뭘 해야 하고, 뭘 가려야 하고, 하는 것들을 알아낸다고 한다. 일 분 앞도 모를 세상에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말보다는, 대략 이럴 것 같다, 라는 상상이 더 어울린다고 표지에 적힌 글을 보고 생각했다.

 

역사를 배우면서 최근에 깨달았던 점은, 과거에 비해 현재, 발달하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게 빠르다, 라는 것이였다. 최초의 인류라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불을 사용한 호모 에렉투스가 등장하기 까지, 엄청나게 긴 시간이 걸렸는데, 과학이라는 놈은 단번에 인류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세상까지 변화시켰다. 분명 과거보다는 훨씬 편리하고 기능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무기의 발전이나 환경 오염 등, 다른 면으로 생각하자면 과거보다 더 좋아졌다고 웃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인류는 제 스스로 무덤 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금은 심각한 상상도 들어버렸다.

 

 

<상상, 현실이 되다>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인류의 30년 후 세상을 엿보고 있다. 본격적으로 미래를 상상하기 전, 과거의 상상을 슬쩍 보고 시작을 한다. 이름만 들어도 아, 그 사람, 고개를 주억거릴 낙하산을 꿈 꾼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이작 뉴턴, 아인슈타인, 토머스 에디슨, 리처드 파인먼, 라이트 형제를 소개한다. 나의 경우, 리처드 파인먼이란 사람은 정확하게 모르는데 나노 공간을 예측한 사람이다, 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과거의 상상을 넘어가면 자연에서 발견한 새로운 미래, 생명, 공간, 시각, 최첨단 세상으로 주제를 나누어 두루두루 30년 후 세상을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생명에 관한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30년 후에는 조직이나 장기 등을 3차원 프린터로 출력하여 이식할 수 있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고 내 몸 일부가 프린터에서 출력하여 가져다 넣은 것이란 생각은, 별로였다. 가능하면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다. 거부감이 생긴다고 할까나.

 

이런저런 30년 후의 세상은 긍정적이기도 하며, 부정적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미래는 상상하는 것이라고 하니, 좀 더 긍정적이고 밝은 미래를 상상해 실제로 만들 수 밖에 없으리라는 작은 다짐이 든다. 후손을 생각하면 더 말이다. 과학에 흥미가 없더라도 미래는 대략 이럴 것 같아, 라는 주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사람들은 없을테니 조금이라도 동한다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막막하게만 보이던 30년 후 내가 직접 살아갈 미래의 한 부분이

책을 통해 내 눈 앞에 펼쳐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문비나무의 노래 - 아름다운 울림을 위한 마음 조율
마틴 슐레스케 지음, 유영미 옮김, 도나타 벤더스 사진 / 니케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악기는 저마다 특별한 소리를 지니고 있다. 피아노는 이름 그대로 피아노 같은 소리를. 클라리넷은 이름 그대로 클라리넷 같은 소리를. 또 바이올린은 이름 그대로 바이올린 같은 소리를. 문화를 즐기는 할머니 덕분에 여러 음악회를 갔었다. 보통 합주를 하기 마련이지만 나는 독주가 더 좋았다. 여러 악기들의 소리가 합쳐져 하나의 거대한 울림을 만들어 내는 합주는 웅장함으로 사람 가슴을 뛰게 만들지만, 합주는 악기 하나의 소리 울림이 듣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에 웅장함과 거대함 보다는 여리고 맑고 잔잔하게 가라앉는 느낌을 준다. 듣고 있노라면 내 마음까지 평화로운 날의 바다가 되는 느낌이었다.

 

 <가문비나무의 노래>의 지은이는 바이올린 장인이다. 직접 엄선해서 고른 나무를 사용해 바이올린을 만든다. 하나의 악기가 만들어지는 순간 순간이 색 없는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리 굵은 두께의 책은 아니지만 책 속에 든 사진과 글에는 이상하게도 묵직함이 존재하고 있어서 다 읽은 후에도 가슴에 파문을 남긴다. 바이올린의 날카로운 독주를 듣고 있는 느낌. 피아노와는 다르게 바이올린 독주는 무대가 가득 차는 느낌이다. 울리고 또 울려서 날카롭게 날이 선 높은 울림이 듣는 사람을 합주와는 다른 의미로 뛰게 만든다. 그래서 바이올린 독주는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런 바이올린을 만들어내는 장인은 삶의 방향을 날카롭게 꿰뚫어 이 책에 글로 남겼다. 나무를 선택하며 느낀 생각들이, 바이올린 하나 하나를 만드는 과정에서 깨달은 감정들이, 부드럽지만 결코 무디지는 않게 글에 녹아있다. 특히 색이 없는 무색의 사진들은 그 글들에 더 깊은 무게를 실어준다.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바이올린 장인의 놀라운 책. 사진은 충분히 예술적이고 글은 충분히 바이올린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러와 섹스 - 섹스와 연애의 경제학
마리나 애드셰이드 지음, 김정희 옮김 / 생각의힘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섹스와 연애를 경제학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렇지 않다, 였다. 책을 읽기 전, 나는 대략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싶다. 섹스와 연애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가 다분하게 섞인 것들이기 때문에 나름의 법칙을 가지고 있는 경제학으로 개인의 선택이라 할 수 있는 섹스와 연애를 설명한다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달러와 섹스>라는 책을 지은 지은이 마리나 애드셰이드는 대학교에서 '섹스와 연애의 경제학'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경제학 교수다. 마리나는 섹스하고 연애하고, 사랑에 빠질 때,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섹스와 연애, 사랑에서도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무언가를 경제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달러와 섹스>는 섹스와 연애를 경제학으로 본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여학생이 많은 학교가 남학생이 많은 학교보다 성적으로 더 문란하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지은이 마리나는 충분히 논리적인 경제학 설명으로 책 읽는 독자를 수긍시킨다. 즉, 내가 이해한 이유로는, 여학생이 많은 학교는 상대적으로 남학생 수가 적기 마련이기 때문에, 남학생의 가치는 높아진다. 그리하여 여학생들은 적은 숫자의 남학생을 공략하기 위해, 남학생이 원하는 바(섹스 같은 것)를 더 적극적으로 해준다는 것이다. 음,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었다. 내 경험으로도 확실히 여학교에서는 한 떨기의 백합과 같은 순수함은 없었다. 여러 놀랍고 흥미로운 사실들이 책 가득히 쏟아져 나온다. 설명도 쉽고 지루하지 않기 때문에 틈틈히 읽기에도 무척 좋았다.

 

 감상이 산으로 향하고 있는 느낌이지만 우리가 겉으로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누구나 섹스와 연애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경제학을 관심 폭발인 주제들과 더해 놓으니 판타지 저리 가라였다. 흥미로운 주제들을 통하여 경제학의 기초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섹스와 연애를 결정하는 몇 법칙들도 알게 되었으니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연애가 어렵다거나, 혹은 경제를 알고 싶은데 좀 더 즐겁게 알 수 없을까,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완성하는 미술관 - 10대의 정체성, 소통법, 진로, 가치관을 찾아가는 미술 에세이 사고뭉치 6
공주형 지음 / 탐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눈이 즐거운 책이었다. 다양한 그림들과 함께 그림을 정성껏 그린 화가들에 대한 설명이, 쉽게 설명되어 있다. 더욱 더 좋았던 점들은 현대 청소년들이 자라며, 바쁜 일상에 쫓기고 쫓기다 보니 생각할 시간도 없었을, 하지만 결국 꼭 생각해야 하는 삶의 소중한 것들이 그림에 녹아, 글에 녹아 잔잔한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진로에 대해서, 도전에 대해서, 성공에 대해서. 여러 소중한 것들을 다양한 그림들과 함께 천천히 알아가다 보면 풍부해진 미술 감각과 함께 좀 더 성숙한 내면을 완성할 수 있으리라.

 

 2.

 퍽 지루하지는 않을까, 읽기 전에 잠깐 생각했었다. 미술에 청소년이 한 번 쯤은 생각해야 할 질문들을 적절하게 녹여 설명하기가 쉽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부담스럽지 않은 굵기에 크기. 알지 못했던 작가들의 삶과 그가 그린 그림들 속에 적절하게 녹여든 이야기가, 즐거우면 즐거웠지 결코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매끄러운 종이를 넘기다 보면 미술 외에도 그림 속에 있는 문화에 대한 작은 이야기도 나오기 때문에 성숙한 내면은 물론, 문화를 다방면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3.

 이 책의 주요 독자는 청소년으로 정해져 있는 것 같지만 글 하나 하나를 읽다보면 청소년의 떠나서 인생의 소중한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어른들도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주제에 관한 글이 단편으로 잡혀 있기 때문에, 바쁜 시간에도 읽기에는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