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모든북스 감성시집 1
윤동주 지음 / 모든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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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의 시기, 가난의 시기를 살았던 시대의 지식인 윤동주.

그는 고작 삼십 년도 안되는 삶을 살았으며

안타깝게도 우리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를 살았다.

그럼에도 그의 시 한 절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은 없을 정도로 우리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그토록 원했을 광복도 보지 못하고 일제의 차가운 형무소에서 죽음을 맞이한 윤동주.

오늘도 그의 시를 읽노라면 그시대 그의 고뇌가 조금은 보여 마음이 아프다.

그 당시 최고의 지식인이면서 앞으로 나서서 독립운동을 하지 못하는 자신을 한없이 탓하는 그.

그는 살아있는 모든 순간 고뇌했고 우리나라의 아픔을 가슴속 깊게 아파했다.

그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듯한 '못 자는 밤'.

얼마나 많은 밤을 그는 어둠 속에서, 추위 속에서 고뇌했을까.

                                                                         

그의 시는 학창 시절부터 시작해 언제나 우리 곁에 가까이 머무른다.

대표작인 '서시'를 비롯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별 헤는 밤' 그리고 '자화상', '십자가', '참회록' 등은 제목만 들어도 아마 어느 정도의 구절들이 떠오를 것이다.

특히나 별 헤는 밤은 여러 굿즈의 아이템으로 사용될 만큼 우리에게 사랑받는 시다.

                          

나의 아주 오래된 다이어리는 별 헤는 밤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졌고 덕분에 난 몇 년이 지나도록 저 다이어리를 버리지 못하고 책장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

이번 시집의 표지는 지금껏 보았던 것보단 좀 더 밝고 환한 하늘을 표현한다. 화가가 꿈인 초등학생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역시 아이들 상상에 별 헤는 밤은 저렇게 알록달록 아름다운 모습인 것 같다.

윤동주 그가 좀 더 이런 환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누리고 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움이 더해간다.

시집의 뒷부분엔 필사를 할 수 있도록 왼편엔 시가, 오른 편엔 빈 공간이 있다.

필사는 그저 읽기만 했을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 든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쓰다 보면 그의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 그리고 동경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됐고 그러다 보면 또 가슴이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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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
나카타 에이이치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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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누군가에게 맞아 기절할 걸 알면서도 벤치에 앉아 있는 가바타 렌지. 예정대로 그는 머리를 맞아 기절한다. 그는 왜 알면서도 그 자리에 있었을까?

잠시 후 병원에서 깨어난 렌지. 하지만 그는 어른 렌지가 아닌 11살의 그로 야구 경기 도중 공에 맞아 기절해 병원에서 깨어났는데, 이게 웬일 자신의 모습은 어른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잠시 후 친근하게 다가온 한 여인. 자신을 코하루라 소개한 그녀는 이 모든 것이 관측된 일이라고 한다.

1999년과 2019년, 2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11살의 렌지가 31살의 몸으로 들어갔고 31살의 렌지는 11살의 그로 들어갔다.

딱 하루 그들의 시간이 바뀌는 거다.

31살의 렌지는 여자친구인 코하루의 어린 시절의 비극을 막기 위해 그리고 그녀 가족을 죽인 범인을 알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 시간의 비틀림 속으로 파고들기로 하고 11살의 그 상황으로 돌아가 미래를 조금이라도 바꾸려고 하는데.



렌지의 말대로 시간의 축에서 벗어나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로 영혼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나라면 과거의 나에게 과연 어떤 정보를 줄까?

이십 년 후를 아는 채로 과거로 간 그가 오로지 자신의 이득만을 취할 수도 있었건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로또 번호를 알아왔고 주식의 추이를 알아온 것으로 가족은 물론이고 지진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명목으로 돈을 쓴다. 그리고 미래의 자신의 여자친구를 구하고 범인을 알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이 밝혀진 순간의 놀라움과 분노는 ... 주인공과 함께 독자도 같이 느꼈을 부분이다.

로맨스 판타지와 추리물이 절묘하게 조화된 이번 책은 읽는 내내 긴장감은 물론이고 두 주인공 사이의 로맨스까지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물론 기대했던 그런 절절한 로맨스는 아니지만, 사랑하는 이를 위해 머리를 맞아 기절하고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과거로 돌아가는 모습은 보통 사이라면 절대 못할 일이다.

사랑만이 그것을 하게 했고 결국 모든 것을 끝마치고도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듯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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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파랑 2 - 마지막 소원을 찾아서, 제3회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작 2탄 마시멜로 픽션
차율이 지음, 샤토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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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파랑 1을 읽었던 학생이라면 2권이 나오자마자 아마 달려갔을 것이다. 그만큼 '미지의 파랑'이라는 책은 아이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준책이었다.


1권에서는 소울메이트를 찾는 과정이라면, 2권에서는 소울 메이트가 된 해미와 미지가 진정한 우정이 무언지 깨닫게 되는 모험과 감동의 이야기다.



1권에서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해미와 현대를 살고 있는 미지가 만나게 되어 장거리 우정을 쌓아갔다.


하지만 미지가 현대에 있는 사이에 해미가 새로운 소울메이트가 생기게 될까 불안한 미지.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아이가 미지의 염려대로 해미의 곁에 나타났고 여러 사건을 거친 후 결국 두 사람은 소울 메이트라는것이 무색하게 자신의 시대로 갈라서게 되는데. 



조선시대로 갔다 현대로 돌아온 미지는 시간이 지난 후, 미안한 마음에 다시금 조선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쉽지 않다. 며칠 후 파랑 해적단에게서 해미가 실종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미지는 해미를 구하기 위해 두 사람이 다투기 3일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미지는 결국 해미를 찾게 되고 그들은 함께 돌아오게 되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현대와 조선시대를 넘나드는 타임리프 물.


두 아이가 진정한 우정을 깨닫게 되는 여러 사건들을 통해 진정한 소울메이트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흥미진진한 모험과 함께 마음 찡한 우정까지 함께 보여주며, 이번에도 역시 아이들의 감정을 울렸던 책 '미지의 파랑 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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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달
나기라 유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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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달랐지만 자유롭고 행복한 가정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을 잃고 어린 소녀 사라사는 이모집에 살게 되며 그녀의 자유로운 삶은 끝이 났고 공포만이 가득한 곳이 집이 되었다.

놀이터 벤치에서 책을 읽고 있는 호리호리한 남자 후미. 아이들은 모두 그를 로리콤이라 의심했지만 사라사는 그가 두렵지 않았다. 비 오는 어느 날 자신의 집에 가지 않겠냐는 그의 말에 사라사는 그를 따라간다.

로리콤 의심받는 열아홉 대학생 후미와 아홉 살 사라사는 며칠을 함께 보낸다. 그들의 날들은 제법 아니 굉장히 좋았다.

지옥 같던 이모집보다 그의 집은 편안했고 그는 친절했다.

사라사는 모든 생활에 강박처럼 정석대로만 살던 그에게 자유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예정처럼 그는 어린 소녀를 유괴한 몸쓸 소아성애자로 체포된다. 사라사는 아니라고 외치지만 어린아이의 말을 누구도 듣지 않고 그는 감옥으로 아이는 이모집을 거쳐 결국 시설로 가게 되며 그들의 인연은 끝나는가 싶었다.

사라사는 성인이 되고 남자를 사귀지만 어린 시절 사촌 오빠에게 당했던 성추행의 결과 때문인지 한 번도 남자와의 관계에서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하는 행위는 그녀에겐 고통일 뿐이었다.

그런 그녀가 우연히 후미를 조우하며 자신도 모르게 매일 그를 찾게 된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망쳤다는 미안함에 다가가지 못하다 그를 더한 곤경에 빠트리며 그들은 다시금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데.

                            

읽는 동안 그들의 관계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내내 초조하게 만들고 숨죽이게 만든다.

그가 직접 자신을 로리콤이라 언급하진 않지만 많은 정황이 그를 의심하게 한다. 하지만 마지막 그의 사정을 들여다보니 모든 상황의 이유를 알겠더라는. 차라리 소아성애자가 되고 싶었다는 그의 말이 얼마나 아프게 들리던지...

그에게 빛이자 자유가 된 사라사.

그리고 그녀에게 평화와 위안이 된 후미.

어두운 흔들리는 불안한 길에 빛나는 달이 된 그들의 이야기 '유랑의 달'

일본에서 BL 소설로 유명한 작가님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세상에서 이해할 만한 관계가 아닌,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그들의 감정 표현력이 정말 좋다.

2020년 일본 서점 대상 1위의 작품답게 읽는 내내 몰입하며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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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의 섬진 산책
공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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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사람이 유명인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친근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나에게 공지영이라는 작가가 그렇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녀의 소설을 읽었고 가끔씩 등장하는 언론에서의 모습도 유심히 지켜봤다.

난 그녀를 볼 때마다 우리나라 작가 중 이렇게 사랑받으면서 동시에 욕을 많이 먹는 작가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나는 전자이기에 가끔 나오는 악성 댓글을 보며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건, 무슨 글을 쓰건, 세 번의 이혼과 세 명의 아버지가 다른 아이를 낳은 그녀는 이 나라 이 시대의 대역 죄인이라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린가 싶어 독자인 나조차도 흥분한다.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여자의 세 번의 이혼은 세 번의 성폭행 전과자 남자와 같은 반열로 취급된다는 말을 하는데 그게 농담처럼만 들리지는 않으니 그녀의 삶이 얼마나 녹록지 않았을까.

여러 사람들의 음해, 끝없는 배반 그리고 사기로 전 재산을 다 잃기까지 이런 모든 불행의 총집합이라는 과정을 겪었던 그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떻게? 그게 가능해? 하는 의문과 그에 대한 해답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행복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한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바로 나를 사랑하라. 너무 많이 들었고 별거 아닌 것 같은 말. 하지만 아마도 알 것이다. 쉽지 않다는걸.

이런 흔한 말이 그럼에도 나에게 성큼 가슴으로 다가오는 건, 그녀가 느꼈던 고통과 아픔의 순간들을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이겨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야기엔 세 명의 여자 후배가 등장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좀 더 단단하게 살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독자들도 조금씩 깨우치게 된다.

'어떤 방식이든 굳어졌던 것이 움직이려면 우리는 아프다.'

p103

우리가 살면서 특이 나이가 들면 더욱 그것이 힘들다. 굳어진 나의 상식, 나의 생각, 내 삶의 방식 등을 바꾸기란 무척 어렵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 연습하자!

중요한 건,

'지금, 여기 그리고 나 자신'

이니까.

책 속에 반가운 글귀가 보인다. 얼마 전 읽었던 '살고 싶다는 농담'에서도 작가가 인용한 글이다.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

'주님 제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화를 주시고

제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별하는 지혜를 주소서'

나는 어쩌면 반대로 인생을 살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변화시킬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분노하고 고민했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에 대해선 무관심했던...

나의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오늘 당장 연습이 필요하다.

인간은 스스로의 위선을 만들어 내느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해진다는 그녀의 말이 사실임을.

이런 조건들 때문에 그래서 내가 불행해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행복해를 외칠 수 있도록 연습해야겠다.

삶이 인생의 절벽으로 우릴 밀 때 추락이 아닌 날아오르기 위해 연습하자!

중요한 건 그 무엇도 아니 지금, 여기, 나 자신이니까!

햇살이 비추고 모차르트가 흐르는 섬진강 가에서 이제는 편안해진 작가의 모습이 그려져 다행이었다.

삶이 지치고 불안할때 사진과 함께 옆에서 이야기해주는 이책이 있다는건 큰 행운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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