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생각
김일연 지음 / 책만드는집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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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생각 

 

등나무에 기대서서

신발 코로 모래 파다가

 

텅 빈 운동장으로

힘 빠진 공을 차본다

 

내 짝꿍 왕방울 눈 울보가

오늘

전학을 갔다.

 

5학년에 다니는 큰아이가 이 책을 보더니 매우 반가워한다.

'친구생각'은 5학년 교과서에서 만나볼수 있는 친숙한 시이기 때문이리라.

김일연님의 시집을 만났다.

한창 감수성 풍부하던 시절에는 시집을 끼고 살기도 했지만, 사는게 팍팍해져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시를 읽는 즐거움을 까마득히 잊고 지낸것 같다.

그리고 올 가을 문턱에서 다시금 시집을 꺼내 들었다. 느낌이 참 좋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알아들을수는 없다. 작가의 가치관이 고스란이 들어있는듯 하지만 나의 짧은 소견으로는

그 모든것을 간파해내지는 못하겠다.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시는 그냥 읽음으로써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짧은 문구속에 심오한 의미를 절절히 품고 있어 미처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김일연님의 시집은 읽는 자체로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숨 고르고 그 안을 살짝 들여다보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픈지 조금씩 감이 잡힌다고 해야할까~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모습들도 보이고, 계절이 바뀌는 시간들에 대한 감상도 참 좋다.

살면서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바라볼수 없었던 부분들은 좀더 압축해서 보여주는 시들이어서 더 좋았던것 같다.

 

가을을 마주하고 읽은 시집이어서 그런지 '입추' '가을산' '가을이 진다' 처럼 가을이야기가 편하고 좋기도 했다.

시라는 것은 똑같은 하나를 두고도 시인마다 느끼는 생각과 감성이 너무도 다르기에 더 큰 매력이 있는것 같다.

 

한동안 시집을 꼭 껴안고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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