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장옥정 사랑에 살다 (체험판)
최정미 / 끌레마 / 2013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나는 사극을 보면서 역사를 배웠다. 사극속에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뒤적이게 된 서적들 덕분에 나름의 역사를  

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왕을 중심으로 굵직한 이야기만을 알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이야기를 엮은 화자에 의해서 역할이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비로소 든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장옥정의 모습은 악녀 그 자체였던것 같다. 그녀를 둘러싼 배경과 그럴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은

생각해 본적도 없는체, 그저 인자한 한 나라의 국모인 인현왕후를 몰아낸 지독한 악녀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책은 이런 오랜시간 알고 있던 이야기를 뒤집어 버렸다. 솔직히 이책은 작가의 상상으로 이루어진 부분이 더 많다는것을 안다.

고증된 자료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저 장옥정을 사랑이라는 굴레속에서 좀더 미화시켜 놓은 이야기일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어쩌면 시각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이렇게도 다를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현왕후가 그저 인자하고 선한 국모이기만 했을까? 여인으로서 사랑받지 못하고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좌절속에서 그녀가 선택해야 했던

것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으로 역사속의 승자가 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치밀한 계산이 있었을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

그리고 이 책은 숙종에 대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조선왕조 사상 가장 강력한 왕권을 가졌던 숙종. 몇번의 거듭되는 사화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한 왕.

그리고 여인을 그 수단으로 삼았던 숙종도 장옥정에 대한 사랑은 진심이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다시금 든다.

 

"나를 위해 죽어다오!

내가 너의 죽음을 원한다. 그것이면 되겠느냐?"

 

자결을 명받은 장옥정이 마지막 순간까지 죽기를 거부하자 숙종이 장옥정에 던진 말이다. 참 이기적인 왕이다.

자신을 사랑한 여인에게 오로지 왕권을 위해, 앞으로의 자신의 아들을 위해 죽음을 원했던 왕.

 

"어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을까?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이가 자신을 위해 죽어달라는데."

 

장옥정 그녀가 진정 어떠한 모습이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들지만, 이 책속의 장옥정은 오직 사랑 하나로 인생을 걸고

치명적인 사랑을 한 사랑을 위해 살았던 여인일 뿐이다. 권력을 위해, 부귀영화를 위해 올라선 자리가 아닌 왕을 사내로서

사랑했기에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했던 여인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으니 말이다.

 

혹자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인현왕후와 장옥정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것은 아닌지, 역사를 왜곡하는것은 아닌지 염려하기도 하더만

난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볼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참 좋았다.

누군가의 정해진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것보다는 주인공을 달리해서 역사를 보는 재미도 새롭다.

솔직히 이것은 역사속의 사랑이라기보다는 가슴 떨리는 한 여인의 절절한 사랑 그 자체로 재미있고 안타까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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