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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나의 집
한동일 지음 / 열림원 / 2024년 9월
평점 :
불 꺼진 나의 집'은 6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단편집이다.
현대사회가 안겨주는 많은 문제들을 인간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낱낱이 보여주는 작품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우울하고 나를 감동시켜줄 반전이 없다는 것이 읽는내내 불편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현실은 이렇다 라는 자각심을 심어주는 것 같았다.
'인간 모독'은 뉴스에서 접했던 교권침해 내용을 선생님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던 사건과 사건속의 인물이 느끼는 감정은 한결 다르다. 우리가 알던 정의와 인간의 나약함과 현실타협 그어디쯤에서 우리는 늘 갈등하고 주저하면서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 모독 뿐 아니라 '죽음을 맞이한 방' '소송' '냄새' '불 꺼진 나의 방" 작품에 공통된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죽음이 아닌가 싶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거나 죽음으로 인한 남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간결하면서도 숨차지 않는 문체속에 담백하게 담겨있다. 소설 상황속의 인간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민낯이라 낯설기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불 꺼진 나의 집'은 진정한 사랑을 해 본적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 남자는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고나 있을까? 담담한척 풀어내는 이야기속에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포인트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다.
작가는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느껴야 하는 외로움과 고독을 불 꺼진 집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없는 결혼생활의 마지막을 보여주고 있다.
단편집들은 짧은 글속에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많은 감정을 다 드러내지는 않지만 읽는 독자들이 그속에서 스스로 알아가기를 바라는 것 같다. 긴 장편소설을 읽었을 때보다 단편집을 읽은 후에 마음이 더 복잡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이 책이 더 많은 잔상을 남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현 주소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지만 마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것만 같은 답답함속에 갇히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