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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 개정판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소설이라기 보다는 르뽀라고 느껴졌습니다. 구한말 멕시코로 이민을 떠난 1033명의 조선인들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하와이 이민에 비해 걸 알려진 멕시코 이민자들을 이민선에서 에네켄 농장 그리고, 마지막 과테말라에서의 최후까지 신문 보도 하듯이 정밀하게 그러냈습니다. 소설은 무척 잘 읽힙니다. 작가 특유의 빠른 전개는 읽는 사람을 빨아들입니다. 총 4부의 소설은 에네켄 농장에서 적응하는 과정까지 열심히 달리다가 갑자기 덜컹거립니다. 적응하고 8새월 이후를 다룰 때부터는 급격하게 이야기가 단축되고 그 전까지 정밀하게 묘사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뭉텅 뭉텅 전개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 혼자 상상하면 멕시코 이민사를 대하 소설로 다룰려고 열심히 달리다가 작가 중간에 지쳐 급하게 마무리한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소설은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멕시코 이민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망해가는 나라의 임금노예로 팔려가는 백성들의 모습도 애절했습니다. 작가님 혹시 이 소설을 좀 더 크게 다시 써주실 수는 없을까요? 이정과 연수의 사랑도 이진우의 부침도 더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