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 - 개국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가 술을 많이 마셔 아주 뻔뻔해지면 치는 드립이 2가지가 있습니다.
술 취하지 않고 않고 들으시면 역겨우시니 조심하시길 ㅋㅋㅋ

첫째는 만화 그리는 걸로 "눈에 보이는 것은 어떤 것이든 비슷하게 그린다"이고
둘째는 프로그램 하는 걸로 "어떤 그림이든(영상이든)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입니다.

저도 압니다. 개드립인걸 ㅋㅋㅋ

그리고 '이야기'와 '재미있는 이야기'의 차이는 '원숭이'와 '인간'의 차이만큼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나, 거대한 이야기를 '재미있는 짧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때론 툭툭 끊기기도 하고, 자세히 설명하면
지루해지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습니다. 그것도 만화라는 장르로. 
단일 왕조의 역사서로는 세계 최대 분량인 한글 413권 분량의 <조선왕조실록>을 
20권의 만화로 담아냈습니다. 만화는 매체의 성격상 많은 것을 담아내지 못합니다. 

먼저 시간입니다. 
제가 모사한 태종 캐릭터도 비록 서툴기도 해서이지만 잘 모사하는 데 30여분이나 
걸렸습니다. 대충 선으로 슥슥한 것 같지만, 얼굴에만 표정을 담아내는 많은 선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런 그림들로 꽉 채워지 20권의 만화라니요. 더구나 채색까지
되어 있습니다. 

두번째는 장르의 특성상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없습니다. 
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이 많아지면 역사적인 맥락을 놓쳐버리고, 역사서의 맥락을 
따라가면 재미를 놓치고 지겨운 그저 그런 책이 될 뻔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모든 것을 피해갔습니다. 
작가가 10년의 세월을 투자해서 담아낸 공이 책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시대를 바꾼 장면들이 영화처럼 펼쳐지기도 하고, 
역사가 평가할 부분도 빠지지 않고 짚어내고 있습니다. 
작가도 주체적으로 해석에 참가하여 독자들이 같이 생각할 부분도 던져줍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500년의 방대한 이야기를 20권의 만화로 재미있게 담아냈습니다. 

저도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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