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변할 수 있어. 그뿐 아니라 행복해질 수도 있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지금 이 순간부터!"

나는 어떤 사람일까. 늘 마음속에 하고 싶은 것을 간직한 채 열정만큼은 남부럽지 않아 자만하다가 시도도 못 해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고 마음속에서만 맴돌다 물거품이 되어 버릴 때가 많다. 나의 인관 관계도 온도로 치면 미적지근하고 단호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아이에게는 엄마라는 이유로 간섭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남편에게는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며 논쟁을 피하고 속 마음을 숨길 때가 많다. 혼자 속상하고 말지 으레 단념하게 된다. 그리곤 혼자 힘들어한다. 일, 사랑, 가족 어느 하나 내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주제는 아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지만 고민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관계니 존재니 하는 화두는 어쩌면 우리 인간이 짊어지고 가야 할 영원한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관계 속에서 허우적대고, 하고 있는 일과 하고 싶은 것 사이에 늘 저울질하는 현대인들에게 지금 당장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지라고 하는 책이 있다. 해답도 간단하다. 용기만 있으면 된다고. 타인에게 미움받을 용기만 있다면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사실 나에게 알프레드 아들러는 생소했다. 프로이트와 융과 함께 3대 심리학자로 불린다고 하는데, 그의 사상을 접하게 된 것은 이 <미움받을 용기>가 처음이다. 이 작품은 아들러의 심리학을 토대로 철학자와 젊은이의 대화를 엮은 책이다. 이 책이 전해주고자 하는 목소리는 단호하다. 인생사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고 우리가 자유롭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그 관계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문제를 인과관계를 중시하는 결정론에 따를 것이 아니라 목적론으로 시각을 전환하면 우리는 주체적으로 우리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논리다. 타인이 적이라는 생각을 버릴 때 열등감도 사라지고 모든 관계를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관계에서 오는 고민이 있을 수 없다고 한다. 타인의 시선이 두렵고 도전을 주저한다면 우선 시도라도 해보라고 권하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 따위에 좌지우지하지 말고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면 주저하지 말라고 한다. 그 삶을 살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용기'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이고 개인의 심리학이다.

그의 사상이 단호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그것은 또 아닌 것 같다. 나의 문제를 늘 트라우마로 눈 돌렸던 확고한 기존 관념이 있는데, 트라우마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고, 세상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고, 나의 불행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하고, 칭찬도 하지 말고 야단도 치지 말라고 하니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나의 논리로는 절대 풀어지지 않는 것이다. 쉽게 수용하지 못하겠는 의심증을 대표하는 청년의 모습은 우리의 진짜 모습이기도 하다. 젊은 청년의 의심과 불안과 분노와 현실적 직시가 공감이 가는 이유이다. 아들러의 가르침은 가르침이고, 결국 해답은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자신의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인생의 과제를 어떻게 직시하고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고 행복한 길을 선택할 것인지 불행한 삶을 살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자꾸 질문을 던지게 되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어린아이와 시작하는 아침은 늘 초조하다. 제때 일어나면 해야 할 일들을 스스로 해주었으면 좋겠고,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아서 해 주었으면 좋겠고, 챙겨야 할 물건들도 알아서 챙길 줄 알았으면 좋겠고, 외출할 때는 정리도 해 놓고 나갔으면 좋겠는데 늘 바람과는 다른 풍경들이 펼쳐지니 말이다. 어쩌다 화가 나서 혼을 내거나할 때면 화가 난 본질은 흐려지고 엉뚱한 것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매일 반복되는 그런 관계가 아이에게도 즐거울 리 없을 터. 그곳에 행복이 있을 리 없다. 아이는 아이대로 세상에 태어나 좋은 것만 있는 줄 알았더니 부모와의 관계가 뭐 이러냐~ 하며 혀를 찰지도 모르겠다. 나도 책의 가르침 대로 아이를 나의 수평관계로 놓고 각자의 과제를 분리하려고 한다. 인정의 욕구에 목말라 하는 아이보다는 스스로의 가치에 즐거워하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아이로 키워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누군가가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당신과는 관계없습니다. 내 조언은 이래요. 당신부터 시작하세요. 다른 사람이 협력하든 안 하든 상관하지 말고." (본문 243쪽)

이 책을 읽게 된 배경은 단순했다. 서점가에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왜? 그저 궁금했다.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다 읽어보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 계발서 분야에서 다른 문학작품들을 제치고 오랫동안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대충 감이라도 잡고 싶어 도서관에 노크해봤지만 아니나 다를까 인근 도서관은 전부 대출 중이었고 대기 예약자까지 만만치 않았다. 자기 계발서를 사서 읽는 편이 아니었기에 책을 직접 구입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특별한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책일지도 모른다. 좋은 책을 혼자만 읽고 혼자만 안다고 한들 새로운 세상은 열리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 새로운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고 함께 변화해 나간다면 우리 인간관계도 훨씬 수월해지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 걸로 안다. 많이 가졌든 가지지 못했든 누구나 저마다의 고민도 있는 걸로 안다. 이제 진정한 자유와 행복한 삶도 서로 공유해야 할 차례다. 인간은 변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마법과도 같은 진리에 함께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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