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이들은 왜 말대꾸를 하지 않을까
캐서린 크로퍼드 지음, 하연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모든 육아를 책으로 배웠다. 너무 많은 육아 서적이 쏟아지다 보니 혼란스러웠던 경험도 없지 않다. 그런 과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진정한 육아란 책을 그대로 따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책에서 얻은 방법들을 통해서 실제 자신의 아이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롭게 키우는 미국의 육아 방식이던 복종을 강요하는 유럽의 육아 방식이던 절대적일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육아는 어떨까. 뭐가 좋다라는 것이 소문이 나면 온전히 그것만 따라하지는 않았던가. 우리나라에도 좋은 육아방법들이 있을텐데도 우리 것은 무조건 나쁘고 서양의 방식들이 왠지 좋아보이곤 하지 않았던가. 우리나라에 살면서 서양의 육아방식만을 쫓아간다면 그것 또한 아이들에게는 혼란만 키울지도 모르기에 상황에 맞도록 적절하게 혼합하는 방식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런 관점에서 캐서린 크로퍼드의 <프랑스 아이들은 왜 말대꾸를 하지 않을까>는 깊은 공감을 하며 읽었던 책이다. 미국에 사는 저자가 프랑스 육아방식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아이들의 태도에 있었다. 하지말아야 할 행동과 해야할 행동을 아이들 스스로 컨트롤 하는 모습속에서 프랑스만의 특별한 육아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프랑스 방식을 지지하며 따르는 것이 아니다. 모유수유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아이들과의 신체접촉 횟수, 예절 등 부딪히는 부분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저자가 느꼈던 혼란스러움에 대해 솔직한 생각들을 풀어 놓았다. 저자의 잘못된 육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배워야 할 점은 실전에 응용해 보며 적극적인 육아를 한다. 개인 블로그에 아이와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을 보는 관점은 다를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아이의 프라이버시 침해로 볼 수 있겠지만 미국의 엄마들은 아이와의 일상을 기록하며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개인의 취향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스타일 육아법은 어떤 면에서 땅을 새로 갈고 잡초를 뽑고 씨앗을 뿌려 다른 정원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는 과정과 비슷하다. 즉, 목표하는 바가 뚜렷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를 확실히 안다는 뜻이다. 그 조치만 잘 취하면 씨앗의 성장을 방해할 만한 요소는 없다. 토질 정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할까? 그런데 미국 스타일 육아법은 자라서 무엇이 될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씨앗을 무조건 땅에 뿌리는 행위에 가깝다. 그러면서 비료와 물, 공기, 공간, 빛을 완벽히 조절하고 공급함은 물론이요, 때로 지지대까지 세워 씨앗이 자랄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마련해주려 애쓴다." (본문 116쪽)

 

수많은 육아서 중에서도 이 책이 좋았던 것은 선진국이라고 하는 서구에서도 육아에 대해 처절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과 그네들이 좋다는 육아법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유용한 부분을 추출하고 미국의 상황에 맞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프랑스식 육아법이 육아에 대한 해법이고 전적으로 옳다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미국인이라면 미국인으로서 실천할 수 있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통해 육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취하면 된다. 아이를 갖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가치관이 세워져 있어야 하고 그 가치관에 맞는 육아 방법들을 찾아 응용해야 한다. 유행하는 육아법이나 선진국의 육아법이 100프로 우리 아이에게 맞을 수는 없다.

 

우리는 요즘 지나치게 자존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주변에서 하도 '자존감' 하길래 자존감을 키우는 육아법에 대해 마구잡이로 조언을 구하다보니 자칫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선별없이 따라해서 그런지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자칫 버릇없고 자기만 아는 아이로 자라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자존감을 위해서 버릇없는 행동까지도 오냐 오냐하고 칭찬할 일도 아닌데 무조건 잘했다고 추켜세우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가 바라는 아이는 버릇없는 아이가 아니라 예의를 알면서도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아이일 것이다. 스스로 세상의 고난에 맞서 헤쳐 나가는 독립적인 존재로 키워야지 나의 미니미는 절대로 아니다. 그리고 엄마가 행복해지자. 멋진 아빠들은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가 아니라 아내에게 잘 하는 아빠라고 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것을 아는 아빠들이 아닐까 싶다. 그 위에 아이와 올바른 관계를 설정하고 유지해 나간다면 아이들은 커가면서 삶의 환희를 누리고 소소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낼 줄 아는 능력을 아는 아이로 커가지 싶다. 공감한다면 프랑스 엄마들에게서 유용한 방법들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