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위기의 아이들 - 디지털 세상에서 아이는 어떻게 자라는가
캐서린 스타이너 어데어 & 테레사 H. 바커 지음, 이한이 / 오늘의책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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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 세대는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나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다 보니 디지털 시대에 태어나고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며 쉽게 옛날과 비교한다. 우리가 자랄 때만 해도 저러지 않았는데, 하는 푸념 흘러나오게 마련이다. 우리에게는 아직 확고한 기준이 서 있지 않다. 단순히 경험치로 아이들의 사고나 행동을 판단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더 많다. 우리는 세대간 변화의 갭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며, 어쩌면 사회가 안고 가야 할 궁극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디지털 시대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사회는 또 다른 변화에 직면해야 한다. 세대와 세대간 명확한 구분은 모호하고 민감하게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숙제가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디지털 시대, 위기의 아이들>은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인 아이들과 아날로그 시대에 대한 향수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부모들에게 변화에 따르면서도 가족의 유대를 회복하고자 하는 부모들에게 새로운 지침서가 될 것이다.

발 빠르게 진화하는 테크놀로지 시대에 아이들은 빠르게 물들어가고 있다.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이 시대와의 완벽한 단절이 아니라 이 사회에 현실적이고 바람직하게 또는 이상적으로 융합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라나 아이들의 인생과 미래에 든든한 버팀목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을 대하는 부모들은 디지털 기기의 폐해에 대해 설파하며 단절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들에게 인터넷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면서도 가족간의 유대를 유지시킬 방법은 없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방법들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 모든 세대는 디지털 시대 안으로 들어왔다.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이런 인터페이스를 포용할 방법에 대해 작가는 진지하게 고민한다. ​

육아가 힘들 때마다 스마트폰을 들어 검색을 한다. 힘든 상황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극복하는지 찾아보는 것이 먼저가 되었다. 아이가 아파도 마찬가지고 아이들의 이상 행동이나 내가 어디가 좀 이상해도 인터넷에 묻는 게 먼저가 됐다. 궁금한 것에 대한 빠른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착각은 우리 스스로를 게으르고 인스턴트식 사고에 머무르게 한다. 스마트함을 내세워 스스로는 후퇴하고 있는지도 모른채 디지털이 우선이 된 삶을 날것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작가는 이런 태도가 우리 삶을 망치고 인간 관계를 허술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테크놀로지가 부모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없음에도 전자 기기가 해답인 양 착각한다.

​작가는 테크놀로지의 긍정적인 면까지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도 있음을 인정하며 부정적인 면을 어떻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지에 대해 고민한다. 모든 변화에서 시작은 물드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그 변화에 대한 인식이어야 한다. 테크놀로지 발달이 우리 삶에 가져다주는 변화를 인지하고 가정과 학교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가고 있고, 어떤 폐해가 있는지 우선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각한 예로 가정에서 가족 간의 심각한 단절과 아이들의 성장에 있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예를 들어 설명한다. 어린 유아에서부터 중독되어가는 디지털 기기의 폐해, 십대들에게 미치는 악영향 등은 왜 디지털 기기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디지털 세상에서 부모는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된다. 테크놀로지는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어 놓았고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미치는 테크놀로지의 부정적인 영향에 관한 두려움과 불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갑작스럽게 닥친 사회 변화에 우리 어른들도 당황하기란 마찬가지다. 진화 속도만큼 우리의 인지, 행동의 성숙이 함께 따라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고뇌하고 아이들을 지켜야 되고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지혜로울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고, 아이들과 소통해 나가는 방법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 지속 가능한 7가지 자질이 함께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학교의 역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봐야 한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도구로 읽기, 쓰기, 수학만이 아니라 대인관계와 사회적, 개인적으로 책임감 있는 아이로 만드는 인성 특징을 습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교육자, 부모, 아이, 우리 모두가 이런 쟁점에 관여해야 한다." (본문 372쪽)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스마트폰 알람이 이제는 너무나 친근하다. 알람을 바로바로 확인하는 것이 아이들과 놀고 대화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까. 아이들에게는 늘 잠깐만! 찬스를 쓰고는 잠깐만 하고 외치는 사이에 아이들이 느꼈을 배신감이나 허탈함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주고받는 메시지에 희희낙락하며 아이들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살았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디지털 기기 중독이 나쁜 영향을 미칠 거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요즘은 다 그렇지 않나 하며 자위했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를 반성하며 돌아보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끼고 살던 스마트폰을 저만치 밀어두고 아이의 일거수일투족 사진을 찍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아이의 눈을 보며 대화하는 것을 우선으로 두는 삶을 시작해보려 한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새삼스레 한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다. 스마트 기기에 중독된 부모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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