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노미경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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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꿈"을 물어볼 때가 있다. 우뇌의 창의성이 살아있는 많은 아이들의 대답은 디자이너이다. 하나같이 패션 디자이너! 그만큼 우리가 알고 있는 디자인의 세계가 매우 좁음을 느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공간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직업과 그에 대한 흥미가 생겨서 좋았다. 처음에는 책 제목인 <공간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했다면, 나중에는 여러모로 유익함을 준 책이다.

 

이 책은 병원에서 공간디자인을 하고 있는 노미경 작가가 병원의 다양한 디자인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공간디자인'의 개념과 어떤 자세로 공간을 디자인해야 하는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제시한다.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공급자와 사용자, 모두를 고려해야 하는데 저자는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생각했던 디자이너는 의뢰인이 요구하는 것을 반영하여 디자인해주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병원"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의사와 환자의 편의까지 고려하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것도 이론이나 머릿속으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환자의 입장이 되어보고, 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일을 추진하는 모습이 진정한 인간 중심의 디자이너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병원의 본질이 "치유"에 있음을 놓치지 않고 의사뿐 아니라 디자인으로 환자의 치유에 보탬에 된다는 생각은 아름답기까지 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공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무엇일까? 저자는 관점, 공감, 통찰, 협업, 창조의 요소를 꼽는다. 각각의 장에서 이러한 요소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준다. 그림까지 함께 있어서 디자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제5장 협업에 대한 부분이다. 공간디자인은 대체로 협업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작업이라고 한다. 하물며 병원에서 일하는 환경미화 담당직원의 말 한마디가 쾌적한 환경을 구축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단다. 그동안 무심코 스쳤던 공간의 디자인들이 어쩌면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니, 앞으로는 그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의 흔적까지 느껴보려고 애쓸 것 같다.

 

그동안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영역에 대한 자극이 신선하고 좋았던 책임에는 틀림없지만 아쉬운 부부은 일상생활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싶다. 책 제목과 실제 내용은 약간 이질감이 있어서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변화를 기대하고 읽는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어떤 공간이든 "인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저자의 생각과 실천은 본받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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