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사자의 서 - 개정 완역
빠드마쌈바와 지음, 중암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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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릍타야 흠

아빠가 중학교 때부터 외우게 시킨 진언입니다. 언제든 마음이 불안할 때 '광명진언'을 이야기 하라고 하셨죠. 20년이 지난 지금도 까먹지 않고 기억하는 게 참으로 신기합니다.

최근에 읽은 빠드마쌈바와의 <티베트 사자의 서>를 읽다보니 아빠가 매일 소리내서 읽었던 불경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알 수 없는 그런 내용이요.

어떤 책인지 잠시 소개해 볼게요.

이 책은 티베트불교의 수행 지침서로 원제목은 <바르도퇴돌>입니다. 바르도죽음과 환생 사이를 뜻하는 것(49일)이고, 퇴돌영원히 윤회에서 벗어나는 법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역자 중암 스님은 30년간 인도와 네팔에 머물며 수행과 티베트어 경전 번역을 하신 분으로 이 책의 목적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책의 목적은 생시의 수행을 통해서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중하의 밀교 수행자들과 일반 불자들이,

죽음과 더불어 반드시 통과하는

바르도의 상태에서

자연적으로 출현하는 자기 각성의 참모습이기도 한

청정한 법성의 광경과

그것이 자기의 현현임을 알아서

그것과 합일하여 성불하지 못하고 방치할 때,

번뇌와 업에 순응하여

윤회의 현상을 일키는 법인,

"부정한 윤회의 문으로 출현하는 길"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어

각자의 근기에 맞는 성불의 도를

열어 주는 데 있다.

- <머리말> 중에서 -

많은 책들에서 '죽음'을 생각하며 현재를 살 것을 이야기 합니다. 진시황이 불로장생하기 위하여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았지만 그도 역시 삶의 한계를 맞이하죠. 우리 모두는 '죽음'의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어렸을 때는 너무나 막연한 주제라 생각해본 적이 없는 주제였지요. 점차 커가면서 할아버지, 할머니의 부재와 가깝고 먼 사람들의 장례식을 다녀오는 일이 잦아지면서 부쩍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처럼 코로나 19나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는 수많은 사람들의 소식을 듣거나 보게 될 때는 과연 '삶이란 무엇인가'하는 회한이 들기도 하지요. 어쩌면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대답을 갈구하는 분이 있다면, 빠드마쌈바와의 <티베트 사자의 서>가 하나의 깨달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인 빠드마쌈바와는 인도의 왕자로 태어났으나 이른 나이게 출가하여 인도의 나란다 불교대학에서 전통 불교를 전수 받았습니다. 이후 여러 스승 밑에서 밀교를 배우고 마지막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8세기에 티베트의 왕 티쏭데짼의 초청으로 티베트를 방문하여 인도의 딴뜨라 불교를 티베트에 전했습니다. 티베트에서는 존경의 뜻이 단긴 호칭인 '구루 린포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책의 구성은 5편으로 되어 있습니다. 1편 바르도퇴돌의 전행 - 생시에 닦는 일상의 근행 부분이 시작되기 전에 이 책의 전반적인 설명만 50쪽이 넘을 정도로 개정 완역판답게 꼼꼼한 설명이 돋보입니다.

2편 바르도퇴돌의 본행 - 해탈을 위한 기원문

3편 바르도퇴돌의 본행 - 네 가지 바르도의 출현

4편 바르도퇴돌의 후행 - 죽음의 표상 관찰과 기만

5편 바르도퇴돌의 보유 - 해탈왕생의 기원문

죽음을 사유해서 수행의 끝장을 보아라!

- p.70 -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식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바로 위에 쓴 문장이지 않을까 합니다. '죽음을 사유한다'는 것은 쉽게 할 수는 없겠지만 한번쯤은 그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행의 끝장'을 보는 것은 아무나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수행은 '명상' 정도니까요.

책을 읽다가 반가운 부분이 있어서 사진도 찍어 보았습니다. 첫째 아들의 이름이 이 책에 나오더라고요. 뱃속에 아이를 임신했을 때, 시아버님께서 아이 이름을 지어오셨다고 진주에서 기쁘게 올라오셨습니다. 깊은 불자이신 아버님은 불교의 수행법 중 팔정도(정견·정사유·정어·정업·정명·정념·정정진·정정)가 있는 데 그 8가지 중에 첫 번째인 정견(正見)으로 정했다고요. <티베트 사자의 서>에는 정견의 서약 부분이 있는데, 그 뜻의 참 의미가 궁금해 집니다.

정견의 서약

마음의 본성인 법계의 하늘은 광대하고

제법은 청정하여 본래 광명으로 빛나며,

유가의 묘경은 사유와 언설조차 떠나니

대평등의 보리심에 영원토록 귀경합니다.

- p.165 -

저는 이번엔 처음 접하게 된 책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티베트 사자의 서> 이름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한다면,

- 불교 신자이신 분

- 티베트 불교의 교리가 궁금하신 분

- '해탈'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신 분

- 죽음 이후의 세상이 있다고 믿으시는 분

- 칼 융이 죽기 전까지 읽었다고 하는데, 나도 한번쯤 읽어보고 싶은 분

증암 스님께서는 <바르도퇴돌>을 만나는 것은 진실로 큰 행운이라고 합니다. 만약 누구든지 이 가르침을 듣고서 단지 삿된 소견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반드시 해탈하게 된다고 하니, 이 책을 만나게 되는 행운이 언제가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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