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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본래 논리가 아니라 아수라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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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거대한 악惡 앞에서 이 가난한 국물 한 그릇은 얼마나 무력할 것인가마는 이미 없는 사람들과는 그 조차 나누어 먹을 수가 없으니, 사랑이네 희망이네 하는 것들도 한 사발 국물의 온기에서 시작됨을 알 것이다. 자식을 잃은 한 엄마는 ‘없다‘는 말이 얼마나 무섭고 힘든지를 이제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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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제 손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은 왜 소중한가. 그것은 영양가 있고 깨끗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섭생적 의미도 있지만,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활을 사랑하고 현실을 긍정하는 심성이 인격 안에 자리잡게 되는 것이라고 나는 말했다. 재료를 다듬고, 섞고, 불의 온도를 맞추고, 익 기를 기다리는 동안 인간도 함께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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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여러 빈소에서 여러 죽음을 조문하면서도 나는 죽음의 실체를 깨닫지 못한다. 죽음은 경험되지 않고 전수되지 않는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은 죽은 자들의 죽음에 개입할수 없고, 죽은 자들은 죽지 않은 자들에게 죽음을 설명해줄 수가 없다. 나는 모든 죽은 자들이 남처럼 느껴진다. 오래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염을 받고 관에 드시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면서 범접할 수 없는 타인이라고 느꼈다. 죽은 자는 죽었기 때문에 제가 죽었는지를 모르고, 제가 모른다는 것도 모르고 산 자는 살았기 때문에 죽음을 모른다. 살아서도 모르고 죽어서도 모르니 사람은 대체 무엇을 아는가.
날이 저물고 밤이 오듯이, 구름이 모이고 비가 오듯이,
바람이 불고 잎이 지듯이 죽음은 자연현상이라서 슬퍼하거나 두려워할 일이 아니라고 스스로 다짐하지만, 그런 보편적 운명의 질서가 개별적 죽음을 위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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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서 문상객들은 낄낄대고 고스톱 치면서 죽음을 뭉갠다. 죽음은 돌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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