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400년경 폴리네시아인이 이스터 섬에 정착했을 때에 섬은 숲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 후 섬사람들은 정원을 꾸미고 카누를 만들거나 석상을 세울 통나무를 얻기 위해 숲을 조금씩 훼손해갔다. 1500년경 인구는 약7,000명(1제곱미터당 약 70명)까지 늘어났고, 석상은 1,000개가 넘게 만들어졌는데 그중 적어도 324개가 세워졌다. 그러나 숲은 완전히 황폐해져 나무라곤 한 그루도 남지 않게 되었다.
석상을 운반하고 일으켜 세울 때 필요한 통나무가 없어져 석상 조각을 중단한 것은 그들 스스로 자초한 생태학적 참사이다. 삼림파괴는 두 가지 간접적인 결과를 가져왔고 굶주림으로 이어졌다. 토양의 침식과 산성화로 작물의 수확량이 줄었고 카누용 목재가 부족해져 어로 식량원이 사라진 것이다. 그결과 섬이 지탱할 수 있는 인구수가 넘어서자 섬 사회는 붕괴되었다. 동료끼리의 전쟁으로 인한 대학살과 식인 풍습이 만연했다. 엄청나게 많은 화살촉이 섬 일대에 흩어졌고 군인 계급이 승리했다.
패자는 먹히든가 노예가 되었다. 부족들은 서로 싸우면서 상대방의석상을 무너뜨렸고 사람들은 방어를 위해 동굴에 숨어 살았다. 일찍이 - P487

 서기 400년경 폴리네시아인이 이스터 섬에 정착했을 때에 섬은 숲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 후 섬사람들은 정원을 꾸미고 카누를 만들거나 석상을 세울 통나무를 얻기 위해 숲을 조금씩 훼손해갔다. 1500년경 인구는 약7,000명(1제곱미터당 약 70명)까지 늘어났고, 석상은 1,000개가 넘게 만들어졌는데 그중 적어도 324개가 세워졌다. 그러나 숲은 완전히 황폐해져 나무라곤 한 그루도 남지 않게 되었다.
석상을 운반하고 일으켜 세울 때 필요한 통나무가 없어져 석상 조각을 중단한 것은 그들 스스로 자초한 생태학적 참사이다. 삼림파괴는 두 가지 간접적인 결과를 가져왔고 굶주림으로 이어졌다. 토양의 침식과 산성화로 작물의 수확량이 줄었고 카누용 목재가 부족해져 어로 식량원이 사라진 것이다. 그결과 섬이 지탱할 수 있는 인구수가 넘어서자 섬 사회는 붕괴되었다. 동료끼리의 전쟁으로 인한 대학살과 식인 풍습이 만연했다. 엄청나게 많은 화살촉이 섬 일대에 흩어졌고 군인 계급이 승리했다.
패자는 먹히든가 노예가 되었다. 부족들은 서로 싸우면서 상대방의석상을 무너뜨렸고 사람들은 방어를 위해 동굴에 숨어 살았다. 일찍이 세계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문명의 하나를 가졌던 섬이 지금은 불모의 초지에 석상이 뒹굴고 인구도 과거의 3분의 1로 줄어들어 황폐할 대로 황폐해지고 말았다. - P487

중동, 지중해 문명의 환경 파괴

산업화 이전의 서식지 파괴의 예로, 고대 서양 문명의 권력 중심이 지리적으로 조금씩 이동해 간 사실을 들 수 있다. 최초에 권력과 기술 혁신의 중심은 중동에 있었다. 그곳에서 농경, 가축화, 문자, 왕권 국가 전차 등 실로 많은 중요한 발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배권은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이집트나 터키로 바뀌었지만 그 중심 지역은 언제나 중동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제국을 정복한 후 지배권은 점차 서방으로 이동하여 그리스에서 로마로 그리고 북서 유럽으로 이동했다.
왜 중동, 그리스, 로마는 차례로 지배권을 잃어버린 것일까 (오늘날 중동의 중요성은 석유 자원에만 의존하는 일시적인 것일 뿐, 다른 측면에서의 근대화는 늦다)? 왜 오늘날 강대국은 미국, 러시아, 독일, 영국, 일본, 중국과 같은 나라들이고, 그리스나 페르시아는 더 이상 강대국의 대열에 설 수 없게된 것일까?
이와 같은 권력의 지리적인 변천이 우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그사례가 너무 대규모인 데다 영속적이다. 그 원인에 대한 그럴듯한 가설은 그들이 이룩한 고대 문명의 중심지들이 자원의 기반을 차례차례 파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동과 지중해의 옛 모습은 결코 오늘날처럼 황량하지 않았다. 고대에는 이 지역의 대부분이 나무가 무성한 언덕과 비옥한 계곡이 어우러진 싱싱한 토지였다. 수천 년에 걸친 삼림 벌채와 지나친 방목, 토지의 산성화와 침식, 폐기물로 인한 계곡의 침적으로 서양 문명의 고향은 오늘날 대부분 건조한 황야로 변했다.
고대 그리스의 인구 증가에는 몇 번의 굴곡이 있었는데, 인구의 격감과 거주지 포기가 동시에 일어났다는 것이 고고학적인 조사를 통해 분명히 밝혀졌다. 인구 증가기에는 계단식 언덕과 댐이 얼마 동안 경관을 지켜주었다. 그러나 인간은 숲을 벌목하고 언덕을 개간하고 많은 가축을 방목했으며 흙이 회복되지 못할 만큼 경작 간격이 짧았다. 각 시대의 결말은 구릉의 대규모 침식, 계곡의 범람 그리고 인간사회의 붕괴였다.
찬란한 미케네 문명이 왜 붕괴했는지, 그 이유는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아마 이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붕괴의 원인은 자연 파괴였을 것이다).
고대의 환경 파괴에 관한 이 같은 견해는 현대적인 설명과 고고학 자료에서 그 근거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화적 증거를 모은 것보다 몇 장의 사진이 훨씬 결정적인 사료가 될 것이다. - P490

중앙아메리카의 고대 마야 문명, 인도 인더스 계곡의 하랍과 문명도 인구 증가가 환경을 압도하여 생태학적 파국을 맞았을 것이다. 문명의 역사에서는 왕과 야만족의 침입이 자주 강조되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삼림 파괴나 토양 침식 쪽이 인류 역사를 형성하는 데 훨씬 중요한 부분이다. - P495

핵으로 인한 대규모 참상과 환경 파괴의 위기는 오늘날 인류가 지면한 가장 절박한 문제다. 이 제2의 구름에 비교한다면 우리가 언제나 신경 쓰고 있는 암이나 에이즈, 다이어트 등은 매우 하찮은 문제이다. 그런 문제가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핵과 환경의 위기가 현실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인류는 암이나 그 밖의 사소한 문제와 씨름할 시간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두 문제를 피할 수 없다면 암을 퇴치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인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종을 멸종으로 몰아간 것일까? 또 다음 세대에서는 얼마나 많은 종이 멸종될 것인가? 만약 많은 종이 멸종한다면 어떻게 될까? 굴뚝새는 국민총생산에 얼마만큼의 기여를 하고 있을 것일까? 늦든 빠르든 모든 좋은 멸종할 운명에 처한 것일까? 대량멸종의 위기가 임박했다는 것은 좀 지나친 거짓말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미래에 일어날 위험일까? 그것도 아니면 충분히 실증되고있는, 이미 겪고 있는 현실일까?
얼마나 많은 종이 대량 멸종되었는지 정확하게 따져보기 위해서는 세 가지 단계를 밟아야 한다. 첫 번째, 근현대 (1600년 이후에 멸종된 종은 몇 종이나 되는지 조사해보고, 두 번째, 1600년 이전에는 얼마만큼의 종이 멸종되었는지 조사해보자. 세 번째 단계로 우리 자손들의 세대에서는 또 얼마만큼의 종이 멸종될 것인지를 예측해보자, 마지막으로 그것이 우리에게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소련의 붕괴와 냉전의 종식으로 핵무기의 위협은 격감되었으나, 여전히 핵무기는 폐기되지 않고 남아 있다. 또 세계정세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며 특히 구소련권 핵발전소의 위험 등 인류 절멸의 잠재적 가능성은 현재도 여전히 남아 있다-옮긴이). - P515

선사시대 사람들은 새로 차지한 땅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살던 곳에서도 동물을 멸종시켰을 것이다. 지난 2 만년 동안 유라시아에서는 털코뿔소, 매머드, 큰뿔사슴이 멸종됐고, 아프리카에서는 거대 들소,
거대 영양, 거대 말이 멸종됐다. 이들 대형 동물은 그전에도 수렵되었지만, 전례 없이 강한 무기를 가진 선사인들에게 희생되었을 것이다. 유라시아나 아프리카의 대형 동물은 인간에게 순하게 굴지는 않았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회색곰이나 영국의 곰, 늑대, 비버가 몇 천 년 동안 인간에게 사냥당한 끝에 결국 최근에 멸종된 것처럼, 동식물은 두 가지 이유로 사라졌다. 다름 아니라 인구가 증가했고 무기가 발전했기 때문이다. - P524

인구가 늘면 네 가지 방식으로 종이 멸종에 내몰린다. 그것은 남획, 도입종, 서식지 파괴, 파급 효과이다.

- P526

인간 역시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존재하기 위해 여러 측면에서 많은 종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생산,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흡수, 배출하는 쓰레기의 분해, 식량, 토양의 생산성 유지, 수목이나 종이의 생산은 다른 종으로부터 얻는 혜택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필요한 종만을 보호하고 다른 종은 멸종시켜도 상관없지 않을까? 물론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종 역시 다른 종에게 의존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파나마의 개미새는 자기들에게 재규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처럼 생태학적 연쇄 관계는 매우 복잡하여 필요없는 도미노가 어떤 것인지 우리로서는 알 수 없다. - P530

인간의 미래에 드리워져 있다고 말한 두 개의 구름을 비교하고 문제를 조명해보자 핵으로 인한 대량 살육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가져온다. 지금은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고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환경 파괴로 인한 대량 살육은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핵 위험과 같다.
그러나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핵보다 더욱 위험하다. 이미 수만년 전부터 시작된 환경 파괴는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큰 손실의 원인이었으며 나날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만약 이대로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1세기 안에 파국이 찾아올 것이다.
확언할 수 없는 건 그 파국이 우리 아이들을 덮칠 것인지, 아니면 손자들을 덮칠 것인지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없는가 하는 것뿐이다. - P532

을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오늘날까지도 1.6퍼센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약진은 인간의 언어 능력이 완성됨으로써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흔히 크로마뇽인을 인류의 고귀한 특징을 맨 처음으로 나타낸 사람이라고 여겨왔다. 그 특징이란 서로를 학살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 크로마뇽인 이전에도 뭔가 예리한 것으로 구멍이 뚫리고, 뇌를 끄집어내기 위해서인 듯 마구 깨뜨려진 인간의 두개골이 나와 살인과 식인의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크로마뇽인이 나타난 직후에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졌다는 점도 제노사이드가 일어났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인간이 삶의 자원을 스스로 파괴하는 능력은 5만 년 전 인류가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이후, 그곳에 살던 대형 포유류가 대부분 멸종된 사실로 알 수 있다.
만약 고도 문명의 발생이 늘 자멸의 씨앗과 함께 자란다는 것이 다른 태양계에서도 적용된다면, 외계에서 비행접시가 왜 지구를 찾아오지 않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약 1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에 인간은 발전의 속도를 점점 가속화시켰다. 인간이 남북아메리카 대륙을 점유하면서 동시에 대형 포유류가 멸종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인간이 빚어낸  일인지도 모른다. 그 직후에 농업이 시작되고 수천 년 후에는 최초로 문자 기록을 남겼다. 그 기록을 보면 인간은 이미 약물에 중독되었으며, 대량 학살을 빈번하게 자행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찬양까지 했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환경 파괴는 점점 많은 사회의 기반을 무너뜨렸다. 폴리네시아와 마다가스카르에 최초로 정착한 사람들은 대량으로 생물을 멸종시킨 장본인이었다. 읽고 쓸 줄 아는 유럽인이 1492년부터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인류의 흥망성쇠가 속속들이 기록되어 있다.
1940년대 이후로 인간은 다른 별에 신호를 보내는 방법뿐만 아니라하룻밤 사이에 스스로를 파괴시킬 수 있는 기술까지 발달시켰다.
비록 인간이 그렇게 빨리 종말에 이르지 않는다 해도, 지구 생산력의 대부분을 독점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다른 종을 멸종시키고, 환경을 빠른 속도로 파괴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세기까지 인류의 생존이 유지될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
역사의 종말이 찾아올 것 같은 징조는 없다고 반론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세계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나타내는 조짐이 분명히 있다. 기아, 오염, 파괴적인 기술은 날로 증가하고있다. 이용 가능한 농지, 바다의 식량 자원 그리고 폐기물을 흡수하는자연의 능력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인구수는 증가하는데 자원은 더욱부족해져, 자원을 놓고 정력적으로 싸우면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건 자명한 이치다.
그러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오늘 살아있는 사람이내일 모두 죽는다 해도, 인간이 지금까지 저질러온 환경 파괴의 영향은 앞으로 몇 십년 동안 계속될 것이다. 수많은 종이 아직 멸종하지 않았지만 종의 유지 가능성을 상실할 정도로 개체 수가 줄어들어 이미 ‘살아있는 시체‘나 다름없다. - P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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