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생태학적 자살 사례는 보통 개체 수를 억제하던 요인이 갑자기 사라질 때 일어난다. 최근 인간은 인구 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는 우리를 잡아먹는 포식자를 오래전엔 없애버렸다. 의학 기술의 발달 덕분에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률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유아살해, 만성이 되어버린 전쟁, 성적 금욕 등 인구를 억제하던 행동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게 되었다.
현재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 증가 속도가 세인트매튜 섬의 순록만큼 빠르지는 않다. 지구라는 섬은 세인트매튜 섬보다는 크고, 인간이 이용하는 자원은 순록처럼 지의류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석유와 같이 한정된 자원들도 있지만). 그러나 그 결론의 성격은 마찬가지다. 어떤 생물 집단도 끝없이 성장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인간이 현재 처해 있는 생태학적 궁핍 상태는 가까운 동물의 선례에서 찾을 수 있다. 많은 교체형 포식자와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새로운 환경을 식민지화하거나, 새로운 파괴력을 얻으면 일부 먹잇감을 멸종시킨다. 인간은 개체 수를 억제하던 요인이 갑자기 사라진 동물 집단처럼 자원 기반을 파괴함으로,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위험을 저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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