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뜬 사람이 앞 못 보는 사람에게 앞날을 물어보는 광경을 상상하면 암만해도 좀 우습다.
그러나 본디 사람의 눈동자란 시간적으로 얼마나 짧은 찰나밖에 못 보게 되어 있는 것일까.
불과 한 치 앞도 못 보는 눈에 절망한 나머지 동자 없는 소경의 눈이 시간적으로 무한한 시야를 가질 수 있으리라 믿고 싶은 인간의 미신에 공감하는 마음이 나도 모르게 생겨나고 있었다.
실상 나는 앞으로 우리 집이 지닌 문제성들이 하나하나 터져나오면서 일어날 일들과 거기 부대낄 나 자신의 문제에 대해 밝지 못한 예감과 생생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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