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을 초래하는 주된 힘은, 민간자본의 수익률 r이 장기간에 걸쳐 소득과 생산의 성장률 g를 크게 웃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r>g라는 부등식은 과거에 축적된 부가 생산과 임금보다 더 빨리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부등식은 근본적인 논리적 모순을 드러낸다. 기업가는 필연적으로 자본소득자가 되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의 노동력밖에 가진 게 없는 이들에 대해 갈수록 더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자본은 한번 형성되면 생산 증가보다 더 빠르게 스스로를 재생산한다. 과거가 미래를 먹어치우는 것이다.
이것이 부의 분배의 장기적인 동학에 미치는 영향은 어쩌면 끔찍할 수있다. 자본수익률이 초기의 투자 규모에 따라 달라지며 부의 분배의 양극화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짐을 함께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이 문제는 거대한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해법은 없다. 물론 교육, 지식,
청정에너지 기술에 투자함으로씨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성장률을 4~5피센트로 높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제2차 세게대전 이후 30년 동안 유럽이 그랬던 것처럼 선진국을 따라잡고 있는 나라들만 그와 같은 속도로 성징할 수 있음을 역사는 보여준다. 세계적인기술 경쟁에서 가장 앞선 나라들 그리고 결국에는 지구촌 전체의 성장률이 어떤 경제정책을 선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 1~1.5퍼센트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평균 자본수익률이 4~5퍼센트에 이르므로 제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역사적으로 계속 그랬던 것치럼 21세기에 다시 r>g가 일반적인 상황이 될가능성이 크다. 20세기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과거를 지워버리고 자본수익률을 크게 낮췄으며, 그 때문에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r>g)이 극복되었다는 환상이 생겨났다.
물론 민간의 자본수익률을 성장률 이하로 낮추기 위해 자본소득에 대해 충분히 무거운 세금을 물릴 수도 있다. 그러나 무차별적이고 가혹하게 세금을 물리면 자본축적의 동력이 죽고 그에 따라 성장률도 더 낮아질 위험이 있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기업가들이 나오지 않을 터이므로 기존 기업가들이 더 이상 자본소득자로 바뀔 기회도 없을 것이다.
올바른 해법은 매년 부과하는 누진적인 자본세다. 이는 초기 단계에 새로운 자본축적을 촉진하기 위한 경쟁과 유인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는 불평등의 악순환을 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앞서 나는 예컨대 재산이 100만 유로 미만일 때 0.1 또는 0.5퍼센트, 100만~500만 유로일 때 1퍼센트,
500만~1000만 유로일 때 2퍼센트, 몇억 유로일 때는 5퍼센트 또는 10퍼센트까지 자본세를 물리는 세율 세계를 논의했다. 이는 세계적인 부의 불평등이 무한히 커지지 않도록 억제할 것이다. 이 불평등은 지금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힘든 속도로 확대되고 있으며, 심지어 자율적인 시장에 대한 가장 열렬한 옹호자들에게도 걱정스러운 일일 것이다. 더욱이 역사적 경험은 이 같은 부의 거대한 불평등이 기업가 정신과는 거의 관련이 없으며 성장을 촉진하는 데 쓸모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불평등은 또한 내가 이 책 첫머리에 소개한 1789년 프랑스 인간과 시민의 권리에 관한 선언의 멋진 표현을 빌리자면 어떤 ‘공익‘과도 관련이 없다.
- P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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