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화폐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이불 속에서 오줌을 누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지만 얼마 가지 않아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_ 익명의 연방준비제도 관리
다트머스대학 경제학과의 더그 어윈Doug Irwin 교수는 경험과 상식에 입각한 대략의 규칙을 제시한다. 교역재는 상품이 사람 있는 곳으로 움직이고, 비교역재는 사람이 상품 있는 곳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공식 환율은 비교역 부문의 중요성을 비롯한 여러 이유로 인해 구매력 평가 기준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력 평가는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 굉장히 유용한 기준이 된다. 구매력 평가 기준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통화는 보통 과대평가되어overvalued 있다고 말한다.
어느 통화든 구매력 평가 기준과 크게 차이가 나는 수준에서 환율이 유지되면 국민의 일부를 희생시켜서 다른 일부에게 이익을 주는 불공평한 상황이 생긴다. 나는 앞에서 캐나다 샌드위치 가게의 경우 매출과 생산비가 모두 ‘루니’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달러 대비 루니의 환율이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고 호언한 바 있다.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회사의 직원들은 미국에서 수입된 상품들을 살 것이다. 캐나다 통화가 인위적으로 약세로 유지될 경우, 수입된 상품들은 더 비싸지게 된다. 다시 말해, 캐나다의 수출업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지만, 대신 수입된 상품을 사는 소비자들은 희생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자국 화폐의 가치를 고의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정부는 결국 수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세금을 물려서 수출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모든 통화가 동시에 평가절하되는 것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마치 축구장에서 경기를 더 잘 보려고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지만,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일어나면 아무 효과가 없다. 《이코노미스트》가 묘사했듯 (통화의 평가절하를 영국 축구 경기에 비유하는 문맥에서) "모두가 더 불편해질 뿐, 누구도 더 잘 볼 수 없게 된다."13 환율 조작의 아이러니는 자국의 이익만을 배타적으로 추구하려는 많은 나라들이 결국 차갑게 젖은 이불을 덮는 불편을 겪게 된다는 데 있다. 통화 전쟁은 그 영향을 받은 나라들에서 상대적 환율은 변화하지 않고 인플레이션만 높아지는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모두가 통화 공급을 늘리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심한 경우에는 교역 패턴이 왜곡돼서 상당한 경제적 해를 입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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