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많은 일들에서와 마찬가지로, ‘골디락스’는 효과적인 통화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준다.(‘골디락스’는 〈골디락스와 세 마리의 곰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이라는 영국 전래동화에서 비롯된 용어다. 숲속에서 낯선 오두막에 들어간 골디락스가 그곳에 있는 수프 세 그릇 중 너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적당한 수프를 먹은 뒤, 너무 딱딱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적당한 침대에서 잠들었다고 한다. 그때 집 주인인 곰 가족 세 마리가 들어와 가장 좋은 음식을 먹어 치운 채 가장 좋은 침대에서 자고 있는 골디락스에게 버럭 화를 냈다는 이야기다-옮긴이) 바로 너무 뜨겁지도(인플레이션) 너무 차갑지도(디플레이션)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물화폐를 포함한 모든 화폐의 가치는 다른 재화의 공급과 비례한 화폐의 공급량에 따라 결정된다.

이 모든 현상은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통화 정책에 관한 유명한 경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통화의 문제다."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그는 통화 공급과 가격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프리드먼은 《화폐 경제학Money Mischief》에서 현대 여러 나라들의 경제사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를 이렇게 요약한다. "인플레이션은 생산량보다 통화량이 눈에 띄게 빨리 증가할 때 생긴다. 생산 단위당 통화량 증가율이 높을수록 인플레이션율도 더 커진다. 경제학에서 이보다 더 잘 확립된 명제는 없을 것이다."
이 현상은 종이화폐뿐 아니라 모든 형태의 화폐에 해당된다. 실물화폐도 기본적으로 이와 동일한 이유로 인해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거친다. 화폐의 기초로 정해진 특정 상품(실물)의 공급이 다른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량에 딱 맞춰서 증가하거나 감소하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수입이 떨어지고, 집은 물론 기타 자산 가치도 줄어든다. 그러나 은행에는 매달 같은 액수의 돈을 갚아야 한다.
사실상 빚의 실제 가치는 점점 더 올라간다. 처음 빌렸던 돈보다 갚을 돈의 가치가 더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대형 기차 사고를 방불케 하는 금융 위기가 몰려올 수 있다. 주택 상환금을 갚지 못해 재정난을 겪는 가구가 많아지면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에 따라 은행이 건전한 기업들에 대출해 줄 능력이 감소하면서 결국 해당 기업들의 건전성도 떨어지게 된다. 지출해야 되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모두 자산을 팔기 시작하면 해당 자산들의 가격이 떨어지고(2008년 금융 위기 때 주택 가격이 그랬던 것처럼), 이 경제적 산불은 다른 가정, 기업, 금융 회사로 옮겨 붙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