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16개국 중에서 아직도 태국군과 터키군과 미군들이 주둔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미군들의 횡포는 너무나 심합니다. 최근 2년 동안에만 해도 린치사건이 대여섯 건이 넘었습니다. 신문에 난 것만 이런데 신문에 나지 않고 덮인 것들까지 다 합하면 그 수가 얼마이겠습니까.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 미군들의 린치사건은 우리 국민 전체를 모독하는 행위이고,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는 만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문제를 묵과해서도 안 되고, 방관해서도 안 되는 건 분명한데, 우리 앞에 가로놓인 큰 난관이 문제입니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미국이나 미군 문제로 항의를 하거나 데모를 하게 되면 그 이유는 불문하고 무조건 반미로 몰고, 반미는 곧 용공으로 둔갑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쿠데타 이후 미국과의 관계를 우방으로는 모자라 혈맹이라고 강조해 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난관을 어떻게 피하면서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문제 아니겠습니까? 무슨 묘안이 없을까요?」
「예, 그 견해는 백 번 옳습니다. 그러나 반공을 국시의 첫 번째로 삼고 있는 한 그 그물을 무사히 피해갈 수 있는 묘책이나 묘안은 아마 없지 않을까요. 우리의 주장이 옳고 명분이 당당하면 정면으로 밀고 나가는 길밖에 없을 것입니다. 모든 저항과 투쟁에는 억압이 따르게 마련이고, 거기서 야기되는 고통과 상처는 오히려 더 영광스러울 것입니다. 그 교훈은 4·19혁명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4·19정신으로 재무장하고 투쟁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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