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귀족들이 즐겨 하던 고급 스포츠는 매사냥이었어요. 매를 날려 보내면 이 매가 토끼나 꿩 같은 작은 짐승들을 탁 잡아채 오거든요. 저마다 자기 매를 가지고 모여서 내기를 하는 거죠. 귀족들에게 인기 만점인 스포츠였는데, 사냥용 매가 굉장히 비쌌어요. 야생에 있는 매를 그냥 날려 보낼 수는 없잖아요. 새끼일 때부터 훈련하며 길러야 합니다. 오랫동안 길을 들여야 하는 만큼 귀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매 주인은 자신의 매에 하얀 깃털을 매달아뒀습니다. 자기 이름을 써서 달아둔 거예요. 한마디로 이름표였던 거죠. 이걸 떼면 도둑질입니다. 이 이름표를 뭐라고 불렀을까요? 이게 제가 자주 내는 퀴즈입니다.

아는 분도 있을 거예요. 정답은 ‘시치미’입니다. 매가 비싸니까 어떤 사람들은 시치미를 떼어내고 마치 그 매가 자기 것인 양했습니다. 시치미를 떼고도 모르는 척했어요. 여기에서 시치미 떼지 말라는 말이 유래된 겁니다. 요즘도 많이 쓰는 말이죠.



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 최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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