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혜는 크게 숨을 들이쉰 후 천천히 내뱉었다. 그러면서 눈앞에 보이는 신기루 같은 부락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야산을 배경으로빛나는 알록달록한 네온사인들, 부조화하고 불균형하고 요란하고 천박한 것, 그것이 모두 통속성일 것이다. 사랑의 본질이 권력욕이라면 사랑의 형식은 통속성임에 틀림없었다. 인혜는 바로 그 통속성의 위력으로 세상의 중심을 관통하고, 세상 사람들을 지나가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넘어서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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