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정 귀족 사회에서 음악가는 요리사나 시종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처지였다. 음악가를 독립적 예술가로 존중하는 시민 사회는 아직 맹아 상태에 머물고 있었다. 입장료를 내는 관객들을 위한 연주회나 인세를 지급하는 악보 출판사도 막 생겨나기 시작한 단계였다. 작곡가들이 홀로 서기 위한 물질적 기반은 취약했다.nn모차르트는 궁정 귀족들의 무관심이나 냉대에 분노했지만 정작 해결책은 발견할 수 없었다. 낡은 질곡에 결박당한 처지였던 것이다. 어쩌면 엘리아스의 진단처럼 "모차르트는 보편적이고 다소 추상적인 인본주의나 정치적 이상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 진실에 가까운지 모른다. 천진난만한 반항아였지만 진지한 혁명가는 될 수 없었던 소시민적 인간이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