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 유행병에서 배운 거라곤 하나도 없고, 있다면 여러분 틈에 끼어 그 병과 싸워야 한다는 걸 배웠을 뿐입니다.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그렇습니다, 리외, 아시다시피 나는 인생 만사를 알고 있지요) 사람은 제각기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그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늘 스스로를 살피고 있어야지, 자칫 방심하다간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병독을 옮겨주고 맙니다. 자연스러운 것, 그것은 병균입니다. 그 밖의 것, 즉 건강, 완전함, 순결성 등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될 의지의 소산입니다.

나는 인간의 모든 불행은 그들이 정확한 언어를 쓰지 않는 데서 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정확하게 말하고 행동함으로써 정도를 걸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나는 재화와 희생자가 있다고 말할 뿐 그 이상은 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록 내 자신이 재화가 되는 일이 있다 할지라도 나는 그것에 동조하지 않을 겁니다. 나는 차라리 죄 없는 살인자가 되길 바랍니다. 보시다시피 그리 큰 야심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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