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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문제는 (생애 전반에 걸쳐)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3단계의 삶을 해체하는 데 필요한 유연성이나 기술 측면에서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에게는 진정한 위험이 있다. 그것은 앞에서 언급한 홉스 식으로 표현하자면, 인생이 추잡하고 미개하고 오래가는 것이다. 기술이나 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퇴직 이후의 오랜 삶을 지탱할 수가 없을 것이고, 과도기를 유익하게 보낼 준비가 안 되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장수가 주는 혜택을 더 얻기는커녕 오히려 놓칠 위험에 직면한다. 그들의 삶은 우리 조상들의 삶과 더 많이 닮았다. 평생 동안 일만 하다가 나중에는 소득이 줄고 생활 수준도 낮아지는 상황을 맞이하고는 이 세상과 이별하는 것이다.
정부는 퇴직 제도 도입이 가져온 복지 혜택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사람들이 노년에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여가를 많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성취에 해당한다. 정부 정책에서 소득 계층별로 뚜렷한 차이를 두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저소득층에게는 정부가 지원하는 연금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들을 연금의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 그들은 두번째 단계에서 직업 활동을 하는 기간과 세번째 단계에서 퇴직 후 기간이 길어진 3단계의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고소득층을 대상으로는 그들 스스로 연금을 마련하도록 하고 다단계의 삶을 원만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유연한 연금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저소득층의 기대 여명이 짧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들에게 퇴직 연령의 증가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고, 퇴직 후 기간만 더욱 짧아질 뿐이다.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다면, 100세 인생에서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다. 16세부터 70세까지 혹은 그 이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일을 하면 소득 수준과는 무관하게 무형 자산에 탈이 나게 마련이다. 이는 저소득층의 기대 여명이 짧은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과로로 인한 신체적 고갈, 정신적 권태감, 일과 가정, 친구 관계의 불균형은 부유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유한 사람들은 구매력이나 건강 측면에서 이러한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할 경제력이 있다.
더구나 기술 혁신으로 숙련 노동자들에 비해 비숙련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더 많다. 따라서 소득 분포의 최하위층에서 생산 활동을 오래 하다보면 기술의 쇠퇴가 반복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저소득층이 과도기를 위한 자금을 마련해서 다음단계를 준비하고 무형 자산을 증진할 시간을 갖도록 지원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