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수면 8
우리는 밤마다 잠을 자는 동안 〈역설(逆說) 수면〉이라는 특이한 단계를 거친다. 그 단계는 15분에서 20분 정도 지속되며, 중단되었다가 한 시간 반쯤 지나서 더 길게 다시 찾아온다. 그런 수면 상태를 그렇게 명명한 사람은 리옹 분자 몽학 연구소의 미셸 주베 교수였다. 그 단계를 왜 〈역설적〉이라고 하는 걸까? 그것은 가장 깊은 잠에 빠져 있으면서도 격렬한 신경 활동을 보이는 모순적인 상황 때문이다.
아기들의 수면은 역설수면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늘 흥분 상태에서 밤을 보낸다고 볼 수 있다(아기들의 수면은, 정상 수면 3분의 1, 얕은 수면 3분의 1, 역설수면 3분의 1의 비율로 이루어진다). 그런 흥분 상태에 있을 때, 아기들은 흔히 어른들처럼 이상한 표정을 짓곤 한다. 아기들은 노여움, 기쁨, 슬픔, 두려움, 놀라움 따위를 담은 갖가지 표정들을 잇달아 흉내 낸다. 그런 감정들을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으면서도 말이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표현하게 될 감정들을 미리 연습해 두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