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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대부분은기업에서 임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이를 ‘임금 노동‘이라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가 큰 회사의 사장이거나 대대로 물려받은 노포가 있는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윤택한 자금으로 지원받으며 성장하고, 머지않아 회사의 사장이 되거나 가게를 잇게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태반의 사람들은 열심히 학문에 힘쓰고 대학. 졸업할 무렵이 되어서야 비로소 기업이라는 이름의 신에게 심판을 받아 자신의 필요 여부를 선택받는다. 여기서 무사히 기업에 선택되면 회사라는 이름의 공동체에 속한 일원으로 인정받고, 같은 사회의 인간으로 취급받을 수 있다. 반면에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은 아르바이트 등 임금이 낮은 비정규직 노동으로 먹고 살 수밖에 없으며, 기업 사회의 노예로 고역을 강요받고 평생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채로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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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인의 태반은 기업으로부터 너무나 많은 것을 받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기업의 눈에 띄어 정직원이라는 각인을 받는것이 인간으로서의 출발점이며, 인간이 되어야 비로소 차를 사거나 가정을 꾸리거나 집을 살 만큼의 임금을 얻을 수 있다. 애초에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다는 것 자체가 정직원으로서 일하며 일정하게 안정된 수입을 얻었을 때밖에 성립될 수 없다.
그렇다면 정직원이 되지 못한 사람은 어떨까? 계속해서 연간2,000만 원 이하의 임금으로 오직 혼자서 한 해 한 해를 어떻게든 견디는 수밖에 없다. 기업이라는 신에게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은그 생활을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오고 있다. 그러니 ‘비정규직이 늘고 있다‘며 비정규직을 숫자로만 파악하는 보도에 터무니없는 위화감을 느낀다.
전체적으로 늘거나 줄어드는 경우는 있어도 계속 비정규직인 사람은 비정규직인 채로 남아 한없이 똑같은 생활을 반복할 수밖. 없다. 신에게 선택받은 사람들이 이윽고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고 새로운 인간관계가 생겨나며 생활이 달라져가는 한편, 신에게 선택받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활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이다.
비정규직으로 계속 지내는 현실이 사실 그렇게까지 과장되게 괴롭지는 않다. 그저 똑같은 일상을 되풀이할 뿐이다. 10년 전도 10년 후도 그저 자기가 나이를 먹는다 뿐이지 크게 뭔가 달라지는 일은 없다. 다만 서서히 목이 조여질 뿐이다. 그런 괴로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면 늘었지 결코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럭저럭 지내는사이에 여러 가지가 서서히 줄어든다.
우선 나이를 먹음에 따라 건강함이 줄어든다. 가장 쉽게 이해할수 있는 것이 노화다. 젊음을 잃고 체력이 떨어지며 몸 여기저기가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아프다. 가난하면 균형 잡힌 영양으로 식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병에도 쉽게 걸린다. 인간관계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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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진 사람이 잃은 것에 대한 동정은 강하지만 애초에 갖지 못한 사람‘에 대한 동정은 부족한 것이 오늘날의 현주소다. 그리고 ‘물건을 소유 = 자산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선택받은 정직원이 되는 것이 지름길이며, 기업에 선택받은 사람이 되어야 설령 뭔가 불행한 일이 생기더라도 거기에 대한 보상이 사회적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이렇게 자산을 가진 사람은 모든 면에서 우대받고, 지진 피해라는 유사시에조차 자산을 갖지 못한 가난한 중년에게 사회는 계속냉혹할 뿐이다.
71쪽
유감스럽게도 인간은 미련한 동물이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노동을 어쩔 수 없이 하는 동안에 이윽고 그런 노동이야말로 우리들이 생활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노예가 제 족쇄를 자랑하듯이 우리들 스스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오히려 즐기고 그것을 긍지로 삼아 살아간다. 그리고 기업이라는 매우 강대한 신을 만들어내고 기업을 숭배함으로써 노동의 괴로움을 치유한다. 이윽고 우리들은 ‘노동하지 않고도 인생을 구가한다‘는 당연한 바람을 금기시하며 몹시 증오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설령 기업에게서 주어진 노동이 없어졌다고 해도 인간이 인간인 이상 해야 할 일‘은 많이 남아 있다. 거기에 돈은 따라오지 않을지 모르더라도, 일을 했다는 경험이나 거기에 따른 인간관계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행복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바라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계가 생산을 대신해가는 사회 속에서 신의 가호를 받는 사람은 점점 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런 미래에 우리들은 증오나 원망 속에서 그저 오로지 괴로워하며 발버둥 칠 뿐이다. 이제 회사라는 ‘신‘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가족이나 이웃과 행복하게 살기 위한 일을 위해 한 단계 인식의 도약을 이루어야 할 때이다.
84쪽
프리터
freeter
요약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정규 종업원이 되지 않고 자유로운 전직을 반복하는 젊은이를 가리키는 말.
‘free‘와 ‘arbeiter‘를 결합한 일본식 영어 명칭이다. 프리터는 일본 신세대의 노동관을 나타내는 한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가 풍요로워지면 경제적 요청에 따른 상근 고용자가 될 필요성이 적어지고, 또 비상근 고용 현상이 널리 보급되어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과 같은 일시적 고용 현장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반복하면서 자유로운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원래는 예술 분야의 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 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적은 보수를 받고 파트타임으로 일한 데서 프리터가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제가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젊은이들이 안정된 고용을 보장받지 못하자 프리터 대열에 합류한 사람들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89쪽
40대가 된 빈곤층은 자기가 평생 저소득으로 살아가리라는 것, 현실에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가 현상 유지이며 그렇지 않으면 내리막길일 뿐이라는 것을 서글플 정도로 잘 알고 있어요모래를 씹는 듯한, 눈물을 쏟을 듯한 경험을 20년이나 계속하며 간신히 삶의 각오를 다진 사람들에게 이제 와서 "기어올라라"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사람들이 억지로 기어오르려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살아갈수 있는 모델을 제안하는 정도가 적절하고,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그 이외 결론은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111쪽
지금 미국 이외의 선진국은 전부 경제 성장이 멈춰버렸고 인구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단번에 파이를 키워줄 마법 같은 방책은 없지요. 그러니 착실한 방법‘을 하나씩 실천해 나갈 수밖에 없는데요. 피케티가 제창하는 자산에 대한 과세 강화는 착실한 방법‘의 하나로써 꼭 일본에서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 활동에는 돈이 유통되는 ‘플로‘라는 개념과 자산으로서 축적되는 스톡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소득세든 법인세든 소비세는 전부 플로 부분만 과세 대상으로 삼아 왔습니다. 하지만 빈곤자나 중산층이 벌어들인 돈의 태반을 소비(플로)로 돌릴 수밖에 없는 데 비해서, 진짜 부자는 자신이 벌어들인 돈 중의 극히 조금밖에 쓰지 않아도 되니 남은 몫은 전부 자산으로 축적해버립니다. 이렇게 축적된 부분에 과세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