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스럽게도 인간은 미련한 동물이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노동을 어쩔 수 없이 하는 동안에 이윽고 그런 노동이야말로 우리들이 생활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노예가 제 족쇄를 자랑하듯이 우리들 스스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오히려 즐기고 그것을 긍지로 삼아 살아간다. 그리고 기업이라는 매우 강대한 신을 만들어내고 기업을 숭배함으로써 노동의 괴로움을 치유한다.
이윽고 우리들은 ‘노동하지 않고도 인생을 구가한다‘는 당연한 바람을 금기시하며 몹시 증오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설령 기업에게서 주어진 노동이 없어졌다고 해도 인간이 인간인 이상 해야 할 일‘은 많이 남아 있다.
거기에 돈은 따라오지 않을지 모르더라도, 일을 했다는 경험이나 거기에 따른 인간관계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행복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바라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계가 생산을 대신해가는 사회 속에서 신의 가호를 받는 사람은 점점 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런 미래에 우리들은 증오나 원망 속에서 그저 오로지 괴로워하며 발버둥 칠 뿐이다.
이제 회사라는 ‘신‘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가족이나 이웃과 행복하게 살기 위한 일을 위해 한 단계 인식의 도약을 이루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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