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 아나키즘
정여립은 몇 가지 선구적인 사상을 제시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천하공물설天下公物說’이다. “천하는 공물이니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겠는가”라는 물음은 그 시대에 가히 혁명적인 선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이제 곧 살펴볼 프루동보다 훨씬 빨리 정여립은 천하 만물이 어느 한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음을 주장했다). 더구나 정여립은 ‘하사비군론何事非君論’을 외치며 “인민에 해 되는 임금은 죽여도 가하고, 인의가 부족한 지아비는 버려도 된다”라고 밝혔다. 이런 주장을 했으니 그 시대를 평화로이 살아갈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 물러난 후 대동계를 조직해 명성을 떨쳤지만, 반대파의 모함에 몰린 정여립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정여립의 천하공물설과 대동사상은 허균의 변혁 사상인 ‘호민론豪民論’과 정약용의 ‘탕무혁명론湯武革命論’으로 이어졌고 다시 박은식, 김좌진 등의 대동사상으로 이어졌다. 해방 이후 좌우 대립 속에서 대동사상은 그 맥이 약해졌지만 함석헌, 장일순 등의 사상을 통해 조금씩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사람들 사이를 가르는 차별을 철폐하고 서로의 연관성과 호혜성을 회복하며 권력의 억압에 맞서는 이들의 생각은 대동사상의 뜻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아나키즘 | 하승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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