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 책의 공화국에서
말과 글의 관계는 말이 근본이다. 글은 말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지식인들의 글은 말에서 너무 멀리 떠나 있다. 글이, 살아 있는 말이 아니고, 삶에서 우러난 겨레의 말법으로 쓰는 글이 아니고, 글에서만 쓰는 말, 밖에서 들어온 말, 남들이 쓰는 말을 따라서 쓰는 글이 되었다. 그리고 될 수 있는 대로 살아 있는 말을 피해서 안 쓰려고 한다.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던 것은 무식하고, 생각이 얕고, 시골스런 느낌을 주는 말이라 여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말을 떠난 글이 이제는 어마어마한 힘으로 횡포를 부려 순수한 우리말을 쫓아내고 주인 노릇을 하면서 겨레의 마음을, 생각을 지배하려고 하고 있다. 즉, 말이 으뜸이던 역사가 글이 으뜸이 되어 말이 글의 지배를 받는 잘못된 역사로 되어버렸다.
책의 공화국에서 | 김언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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