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 화폐전쟁 1
그러나 국제 금융재벌들은 한국의 강한 민족정신을 너무 얕잡아보았다. 민족정신이 강한 나라는 외세의 압력에 쉽게 굴하지 않는 법이다.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진 한국인들은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너도나도 금 모으기 운동에 나서 정부를 도왔다. 외화보유고가 완전히 바닥난 상태에서 금과 은은 최종 지급 수단으로, 외국의 채권자들은 이를 흔쾌히 채무 상환 방식으로 받아주었다. 국제 금융재벌들이 더 놀란 것은 한국에서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대규모 기업과 은행의 도산 파동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서양의 기업들은 한국 대기업을 거의 하나도 사들이지 못했다. 한국 경제는 가장 어려웠던 1998년 여름의 악몽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면서 수출을 빠르게 회복했다. 월가의 속셈을 미리 알아차린 한국 정부는 IMF가 내세우는 독약을 의연히 거절하고 파산 신청 준비를 마친 대기업의 안건을 일괄 동결했다. 그리고 은행의 700억~1,500억 달러나 되는 부실채권을 정부가 과감하게 떠안았다. 정부가 이 부실채권들을 접수할 때 은행의 통제권은 다시 정부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로써 IMF는 은행의 구조조정 밖으로 배제되었다.
국제 금융재벌들과 미국 재무부는 공연히 헛물만 켜다 만 셈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으로 하여금 정부가 경제를 주도할 절대적인 필요성을 확실히 깨닫게 해주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국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을 삼키려던 시도도 물 건너가고, 8개의 한국 지방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그 몫이 돌아갔다. 포드가 기아자동차를 구입하려던 계획도 빗나가버렸다. 현지 기업이 포드의 꿈을 보기 좋게 꺾어준 것이다. 외국 은행들이 대형 지방은행 두 개를 합병하려던 행동도 한국 정부가 두 은행을 관리하면서 중도에 포기해야 했다.
정부의 노력과 국민의 협조로 한국 경제는 빠르게 회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IMF는 한국을 자신들이 성공적으로 구조한 전형적 사례로 사방에 선전하고 있다.
화폐전쟁 1 | 쑹훙빙, 박한진, 차혜정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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