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탕누어 지음, 김태성.김영화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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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는 확실히 인류 역사상 ‘귀신이 밤새 통곡할 만한 거대한 발명이었고 책의 탄생은 문자의 형식적인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전에도 없었고 아마 이후에도 없을 심원한 혁명, 한 차례 조용한 혁명이 이루어졌다. 천 년이 넘도록 빗물이 바위를 뚫듯 막는 이가 전혀 없는 부드러운 방식으로 이 혁명은 완성되었다. 오늘날, 한 때 무지한 어린아이로 비유되고 성자들에 의해 품격이 현저히 떨어지는 개돼지로 형용되던 보통 사람이 이제는 약간의 돈만 내면 직접 위대한 지혜의 성과를 살 수 있으니, 사정이 완전히 역전됐다. 물리적 시간의 제한을 받는 구전 방식이 오히려 비싸지기 시작했다. 100가지 정선된 음식의 조리법을 가르쳐주는 책은 몇백 타이완달러면 구입할 수 있지만 유명 셰프에게 직접 요리를 배우려면 음식 한 가지에만 50만 타이완달러가 넘는 돈을 내야 한다. 아이들을 예체능 학원이나 이중 언어 교육을 제공하는 유치원에 보내느라 의식주 비용을 줄이면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한다.
3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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