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탕누어 지음, 김태성.김영화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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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세계는 영원히 다 탐험해 보지 못하는 광대한 미지의 영역이다. 영원히 새로운 저자들이 존재하고 영원히 새로운 불만과 의문, 새로운 초점, 새로운 깊이와 방향이 존재하기 때문에 허무감을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고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듯 정신적으로 더욱 분발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책이라는 개념은 독서의 연속성을 나타내고 첫 번째 책이라는 개념은 도약, 재기, 미지와 놀라운 기쁨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과의 사슬에서 벗어나 위험한 자유로 대체한다. 그렇기 때문에 호탕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벤야민은 글을 쓸 때 ‘모든 문장이 새로 시작하는 문장 같다고 말 한 바 있다. 이런 비연속적인 즐거움을 말한 것에 다름 아니다. 연결과 단절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역경』 「건괘乾卦」의 제4효에
"물속에서 뛰어오른다고 해도 허물은 없다"라는 구절이 있다. 하늘로의 비상을 연습하는 용은 연못에서 이처럼 영용한 시도를 하다가 설사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원래 있던 자리에 떨어지는 것뿐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책의 바다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튼튼하며 섬세하다. 그러므로 박차고 오르다가 떨어진다 해도 밖으로 나가떨어질 리는 없다. 그저 용감하게 자 신의 여정을 더 멀리 하여 묵묵히 길을 가야 할 뿐이다.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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