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 독자에게 협화음을 끌어낸다면 『크로이체르 소나타는 불협화음을 끌어냅니다. 『크로이체 르 소나타』에서 남녀 간의 사랑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정욕의 완곡한 표현에 불과합니다. 결혼은 계약에 따른 매춘이고, 정욕이 부적절하게 채워지는 감옥입니다. 남자는 도덕적으로 타락한 존재이고 여자는 섹스를 싫어합니다. 자식은 짐이고, 의사들은 사기꾼입니다. 유일한 해결책은 섹스를 완전히 끊는 것입니다. 그 해결책이 인간의 종말을 뜻한다면 더더욱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자와 여자가 항상 상대로 인해 불행하고, 일부 남자는 부인을 죽이고 싶은 충동에 빠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남녀 간의 관계를 암울하게 해석하며 완전히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이 읽히고, 물론 그 시대의 사회적 제약에 대한 톨스토이의 좌절감이 반영된 것이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지나치게 극단으로 흘러가 불쾌한 기분마저 불러일으키니다. 따라서 이 소설이 발표되었을 때 독자들이 보인 반감은 오늘날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톨스토이가 『크로이체르 소나타』에서 도를 넘어 극단에 치우친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에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혁명 - 즉 페미니즘의 근저에 있는 모든 요인들, 위선과 폭력, 죄책감과 분노- 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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