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문과생이라 그런지 나는 개인적으로 과학관련 책이 늘 어렵고 재미가 없다. 책 뿐아니라 영상, 영화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은희 작가의 <엄마생물학>은 정말 단숨에 읽혔을 뿐 아니라 단지 생물학의 차원을 넘어서 존재론적, 진화사적, 사회학적 그리고 마침내 여성주의적 의미로 까지 내 인식의 지평을 확장시켜주었다. 이렇게 재미있고 쉬우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과학도서’라니..... 순식간에 이은희 작가의 팬이 되어 버렸다. 이 책에서 작가의 시선이 가장 돋보이는 대목이 나는 생물학적 현상이나 사실을 넘어서는 그의 통찰이다. 남녀의 생물학적, 신체적 차이를 포함하여 차이-다름이 혐오나 차별의 근거로 작용하는 힘에 대해 비판하며 그것을 넘어서는 우리 사회의 수준과 미래를 상상하자고 역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