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 - 모성, 글쓰기, 그리고 다른 방식의 사랑 이야기
레슬리 제이미슨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성, 예술가, 작가, 모성, 돌봄, 자아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의 과정을 고통스럽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작가의 모습에서 나 역시 어느 시절의 내 모습을 발견하고 함께 통곡하며 책읽기를 중간중간 멈출 수 밖에 없었던 소통과 공감의 시간들이었다.

그 날이 담긴 사진이 있다. 내 딸은 행복하게 방방 뛰느라 흐릿하게 나왔고, 학생들은 내 말을 집중해 듣느라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있고, 나는 정말로 엄마이자 선생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는 두 배가 된 기분을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보다는 반은 엄마, 반은 선생으로, 대롱대롱 매달인 장난감처럼 끊임없이 각 정체성에 손을 뻗는다. 엄마, 선생, 엄마, 선생, 그러다가 다른 자아의 고무 밴드가 다시 나를 홱 채 가고 만다. (120쪽)

작가는 모성과 돌봄 그리고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해 끊임 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자신의 취약성을 부끄럼없이 용기 있게 드러낼 줄 아는 용감한 여성이다. 치열하게 자기다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모색한다. 섬세하고 치열한 질문들을 통해 그 과정을 통과하는 내내 친구와 어머니와 딸과 연인(들)과 제자와 동료들에게 묻고 모색한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마침내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동시대인 우리 여성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갖게 해 준다. 나 역시 그런 동시대 여성 중 하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