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힘세고 사나운 용기 -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10개의 시선
배윤민정 외 지음, 자본-여성-기후 연구 세미나 기획 / 한티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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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힘세고 사나운 용기>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10개의 시선 (한티재)

지금 내가 있는 곳을 시작으로: 공동체와 공존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념’이라는 것이 엄청난 지각 변동이나 각성이 아니라 소소한 자극들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생활이 거기에 녹아드는 것. (.........) ~같은 운동의 대의를 소리내서 외치지 않아도 그것이 곧 우리의 생활이 되게 하는 식이다. (222쪽)

가벼운 마음으로, 하지만 힘껏 살고 싶은 방향으로 - 우리는 결국 가볍지 않은 신념을 갖고 스몰토크를 하고 취향을 공유하며 하루하루를 힘껏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건 아닐까? (224)

어쩌면 신념은 그런 것이 아닐까? 단단하기보다는 물컹한 것, 스몰토크와 농담처럼 나도 몰래 옆에 있는 것, 그렇게 생활이자 일상인 것. 그런 것들은 스륵 스르륵 빠져나가서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신념은 그래서 오히려 두부같이 물컹하다. 손에 잡아 부숴도 빠져나가고, 거기다 두부는 맛있기까지 하잖아.
어쨌든 나는 앞으로도 계속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하고 농담을 하고, 또 새로운 것은 만들자고 하고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신념은, 이 일상은, 두부처럼 단단하니까. (227)

이제 아이들 입시가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아이 친구 엄마들하고 수능이 끝나면 시원한 치맥 한잔하자고 약속을 했다. 잠시 멈춰뒀던 우리의 시간을 다시 모색해 보리라. 자식을, 남편을, 가족을 잘 돌봐왔던 시간만큼 이젠 우리 스스로를 잘 돌보고 서로 잘 돌볼 수 있기를 궁리해낼 것이다. 우린 아마도 당당히 나를 돌보라고 가족들에게도 요구할 줄 알고 나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그 누군가에게도 곁을 내줄 수 있는 여유와 역량을 만들어내게 될거다. 그동안 지칠 줄 모르고 끈질기게 해왔던 스몰토크력과 농담력의 내공이 이제 비로소 만개해 팡팡 터질 때가 드디어 도래했음을 우린 안다.

우리 풍채 좋은 여섯명의 엄마들은 ‘사납고 힘센 용기’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여성들이다. 더 행복하고 더 안전한 마을 울타리에 터 잡고 살며 공동체가 어떻게 서로의 삶과 생활에 스며들며 서로를 돌보며 살아갈 수 있을지를, 어떤 기발하고 신나는 삶의 모습을 창조해나갈지를 우린 날마다 꿈꾸고 설레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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