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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타는 아이 모든요일그림책 10
최민지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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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다양성을 지향하는 사랑스러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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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안개초등학교 1 - 까만 눈의 정체 쉿! 안개초등학교 1
보린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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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초등학교

 

까만 눈의 정체

 

 

개성 있는 동화를 연달아 선보였던 보린 작가님의 미스터리 동화가 나온다 하여 기대감을 안고 서평단 신청을 했다. 신청단에 선정되어 가제본을 받아보았는데, 함께 온 미션지가 참 인상적이었다. 축하문구와 함께 안내문구가 쓰여 있었는데,물론 전혀 겁이 나지 않는다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문구가 얼마나 어린이들의 호승심을 자극하는지! 실제 책이 나올 때도 이런 귀여운 안내서가 함께 첨부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무서운 이야기에 빠진 우리 집 어린이와 함께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 하며 한 장 한 장 읽어나갔다.

제목은 <! 안개초등학교>. ! 이라는 짤막하고 단호한 글자는 항상 사람을 긴장시키는 것 같다. 제목에는 안개초등학교라는 공간적 배경이 드러나 있고, <(1) 까만 눈의 정체>라는 소제목에는 에피소드에 대한 단서가 들어 있다. 1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지라 프롤로그에서 안개초등학교에 대한 안내 또한 친절하게 해 주어 이야기 속으로 진입하기가 굉장히 편안했다. 요즈음은 동화책에서도 일러스트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로 들어가는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의 일러스트 선정은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센개 그림 작가님의 매력적인 삽화가 가장 먼저 시선을 끌고, 시작 전에 삽입된 몇 장의 만화가 작품의 호감도를 확 끌어올린다. 흑백으로도 이 정도의 감탄을 자아내는데, 칼라로 만나게 되면 얼마나 또 감탄하게 될지. “, 이거 읽어볼까?”하고 집어 들었던 아이들이 이거 계속 읽어볼래!”하고 환호성을 내지를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배경처럼, 공기처럼 지내자고 다짐하는 아이 묘지은’. 검은색 슬리퍼를 신고 30cm 자로 벽을 딱딱 치고 다니는 담임선생님 직딱샘때문에 흰밥 속의 까만 콩처럼눈에 띄고 만 아이. 학교 다니는 게 고통스러워진 지은은 공동묘지라고 불리는 뒷마당 텃밭에서 조마구라는 아이를 만난다. 1권에서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안개초등학교에 대한 설명과 핵심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눈여겨 볼 수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길지 않고 짤막짤막하게 이어져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따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기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유쾌하면서도 한편으로 섬뜩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낯선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 분명 무서운 장면인데 그것이 꺼림칙하게 느껴지기보다는 흥미롭게 느껴지고, 단순히 흥미롭다고만 얘기하기에는 또 선뜩한 단면이 있다. 그런데 선뜩하다 느끼면서도 쿡, 하고 삐져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다. 벌써부터 2권이 기대되는 이 마음! 어린이들도 똑같이 느끼지 않을까? <! 안개초등학교> 2권을 애타게 기다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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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은재 사계절 아동문고 100
강경수 외 지음, 모예진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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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오늘의 어린이들에게 어떤 사람, 어떤 사건, 어떤 시공간이 자신을 이전과 다른 '나'로 만드는 계기가 될까요?' - 여는 글 중.



<정의로운 은재>는 사계절아동문고 100권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100번째라니. 참 특별하게 느껴지지요. 아동문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단편들을 한 데 모아 놓고 볼 수 있어 굉장히 풍요로운 느낌을 주는 책이랍니다. 

이런 앤솔러지 작품집은, 자신이 어떤 감각의 작품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편이에요. 종합 선물 세트처럼 다채로운 작품들이 한데 모여 있기 때문에 읽다 보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지요.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다면 그 작가의 작품들을 쭉 찾아 읽어보며 독서의 폭을 넓혀 가는 방법도 아주 좋습니다. 

이 작품집의 경우 이전과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이 테마인데요, 각 작품들의 일관성이나 테마와 연결되는 어떤 한 지점을 기대하기보다는 여러 명의 작가들이 하나의 테마를 각각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구현하였는지에 집중하여 보는 것이 훨씬 흥미로울 듯 합니다. 

비슷한 결을 가진 작품들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아마도 당황스러울 수 있을 거예요. 점점이 흩어져 있다고 느낄 정도로 각 작품들이 저마다의 특색으로 빛날 뿐, 따로 어떤 고리를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거든요. 

이 지점에서 어떤 독자들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어떤 독자들은 더 흥미롭게 여길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작품들로 구성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좀 더 주제의 폭을 좁혔다면 훨씬 친절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101권인 <다이너마이트>는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101권도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덧 : 모예진 그림 작가님의 그림은 색연필로 그린 것처럼 따뜻한 느낌을 줘서 아주 사랑스러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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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카먼 마리아 마차도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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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억압일상과 일상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불온한 감각들평온 해 보이지만 목을 옥죄는 것 같은 어떤 순간들을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을 이 책의 다른 단편들이 궁금하다.

- 한줄평, 기대평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미국의 젊은 작가 카먼 마리아 마차도가 여성의 몸과 욕망을 독창적인 목소리로 이야기한 소설집이라고 한다

상징적인 제목에서 짐작해볼 수 있듯이 여성의 몸이 타인들에 의해 어떻게 도구화되고 해체되는지, 얼마나 가볍게 욕망의 배출구로 전락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집인 것 같다

문학동네 프리뷰어 이벤트를 통해 단편집에 실린 작품 중 예쁜이수술이라는 단편을 읽어봤다

이 단편은 처음 시작할 때 소리 내어 읽는다면 다음과 같은 목소리로 읽는다.’며 각 인물의 목소리를 먼저 설명한다괄호 처리 되어 있는 이 부분의 마지막을 살펴보면 그 외 여자들 : 나의 목소리와 호환 가능. 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것이 매우 상징적이다. 이 단편에 드러나는 담담하여 더욱 섬뜩하게 느껴지는 목소리는, 기실 한 여성의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함께 통과 해 나가는 다수의 여성들의 목소리로 느껴진다

얼핏 안온하고 평온해 보이는 상태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억압 받고 쉽사리 훼손되고 마는 세계를 엿보며 우리는 설명할 수 없는 격렬하고 기이한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이 단편 안에는 또 다른 여자들의 이야기가 겹겹이 겹쳐져 있는데, 돌이킬 수 없이 망가졌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휘발되어 버리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같이 읽다 보면 편편이 드러나는 악의와 혐오를 건져낼 수 있다

괄호로 처리된 부분에서 반복적으로 삽입된 (만약 이 이야기를 소리 내어 읽고 있다면)이라는 형식적 장치 또한 매력적인데, 읽으면서 순간적으로 턱 숨이 막히는 경험을 하게 한다.

욕망과 억압, 일상과 일상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불온한 감각들, 평온 해 보이지만 목을 옥죄는 것 같은 어떤 순간들을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을 이 책의 다른 단편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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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줍은 차마니 문지아이들 165
강인송 지음, 김정은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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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줍은 차마니

 

있죠, 여기 이상한 작가가 있어요. 어린이 여러분들이 내 책을 라면 받침으로 쓰더라도 잘 읽어만 줬다면 상관없어요.” 라고 말 하는 작가 말이에요.

오호, 그럼 일단 라면 받침으로 쓰기 적당한지 볼까요? 일단 두께는 합격! 너무 두껍지도 너무 얇지도 않아 딱 알맞아요. 그런데 막상 라면 받침으로 쓰려니책이 너무 예쁜 것 같아 마음에 걸리네요. 특히 이 여자 아이 그림말이에요. 두 팔을 하늘로 쫙 뻗고 무척 환하게 웃고 있잖아요. 풍선처럼 가볍게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아요. 아휴,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 위로 뜨거운 냄비를 올릴 순 없죠. 그럼 한 번 뒤집어 볼까요? 뒷면이라면 뭐, 괜찮지 않겠어요?

어엇, 그런데 이것 참 야단났네요. 뒷면에 있는 어린이들도 만만치 않게 어여쁘지 뭐예요. 짓궂은 표정의 아이도, 해맑은 표정의 아이도, 도무지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도. 다 어디서 본 것만 같고, 어디선가 마주친 것 같고, 말을 걸면 씩 웃으며 대답해줄 것 같단 말이죠. 에잇. 이걸 어떻게 냄비 받침대로 쓰겠어요. 투덜거리며 책을 한 번 펼쳐 봅니다. 아참, . 그러고 보니 잘 읽어만 줬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었잖아요. 그럼 먼저 읽어봐야겠죠?

이 책엔 네 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 있어요. 곱슬곱슬, 곱슬 사랑, 오늘도 수줍은 차마니, 지오가 웃던 순간에, 피어나, 화영이죠. 어린이에 대한 애정 넘치는 마음이 곳곳에 담겨 있는 사랑스러운 단편 동화들이랍니다

네 편의 동화 속에 나오는 아이들은 생생하게 살아서 움직입니다. 그 애들은 서툴러 실수도 하고, 무심코 친구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때때로 오해를 받기도 하고, 좋아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잘 해 내지 못 해 속상해하기도 하지요.

곱슬곱슬, 악성 곱슬머리를 가진 열세 살구오슬, 힘 좋기로 유명해 오해를 사곤 하지만 누가 뭐래도 평화주의자인 차마니, ‘학교에서 육 년 동안 쌓아 올린 명성을 똥쟁이라는 오명으로 똥칠할 수 없어 괴로워하는 루아, ‘잘 못하면 좋아하는 것도 안 되냐?’고 묻는 화영이.

한 명 한 명 이름을 가만히 불러 봅니다. 다정한 빛깔로 그려진 이 아이들은 한여름 내리쬐는 햇빛처럼 반짝반짝 눈부시게 빛납니다. 덕분에 읽는 내내 마음이 아득히 환해져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되네요. 이런. 아무래도 이 책은 라면 받침으로 쓰긴 아깝겠어요

마음이 속상할 때. 기분이 울적할 때, 누구라도 붙잡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을 때. 그 때를 위해 책장에 자리를 마련해 두어야겠어요. 언제든 꺼내 볼 수 있게 말이죠. 언제라도 이 책을 펼쳐 보면 더없이 맑은 하늘을 올려다볼 때처럼 마음이 보송보송, 말랑말랑해질 거예요.

아 그리고 있죠, 사실은 아까 전하지 않은 작가의 말이 하나 더 있어요.

여러분이 많이 웃고 가끔만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재미난 것들로 시간을 꽉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따분하고 지치는 일들은 우리 어른들이 어떻게든 해결해 볼 테니까, 여러분은 부디 매일 신나기를 바랍니다.”

, 이토록 든든한 약속이라니요. 이렇게나 기꺼운 환대라니요.

시무룩한 오늘을 보낸 여러분, 속상해서 눈물 찔끔 했던 여러분, 토닥토닥 위로 받고 싶었던 여러분. 속는 셈 치고 오늘도 수줍은 차마니를 한 번 펼쳐보세요. 우리의 마음을 톡톡 두드리는 건 사실 별 게 아니잖아요너도 그런 적 있었어? 나도 그런 적 있었어. 끄덕끄덕 함께 고개를 끄덕여주는 시간 덕분에 우리는 또 씩씩하게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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