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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담은 그림 - 지친 당신의 마음속에 걸어놓다
채운 지음 / 청림출판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무엇보다 과거에 국내에 전시되었던 오귀스트 로댕, 르네 마그리트, 빈센트 반 고흐,
에드바르 뭉크, 클로드 모네를 한 권의 책에서 볼 수 있어 정말 정말 좋았다
국어 국문학을 전공하고 고고미술사학을 공부한 작가의 연륜있는 토닥토닥 거림과
삶의 지혜를 옅볼 수 있었고 특유의 위트와 톡특한 문채는 덤이다.
인문학과 예술의 조화가 이루어진 도서가 많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흩어진 마음을 이제 스스로 돌볼 시간"
변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그것이 사랑
오퀴스트 로댕 <키스>
신의 외피를 쓰지 않은 인간들의 관능적이고도 사실적인 포즈가
우리 시선을 사로 잡는다. 이 작품은 원래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두 인물은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소위 '하늘만이 허락한 사랑'의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첫눈에 서로에게 반했지만 가혹하게도 형수와 시동생의 관계로 맺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사랑을 멈출 수 없었고, 이사실이 발각되어 둘 다 목숨을 잃게 된다.
로댕 역시 <지옥의 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키스>를 탄생시켰다.
그는 사랑에 지독한 현실감과 관능성을 부여함으로써 불멸의 사랑에 대한
영원한 이미지로 만들어 놓았다.
나 또한 <키스>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고 사실 사진촬영이 안되였으나
몰래 찍어서 간직할 정도로 아끼는 작품중에 하나이다.
관객들은 작품을 통해 종종 거대한 환상에 빠지기도 한단다.
나를 떠나서 나에게 묻기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밤하늘에 별들이 빛난다. 우리는 지금 여기서 반짝 거리는 수많은 별들은 본다
사실은 저 별빛은 이미 오래 전에 출발해서 지금에야 우리에게 도착한 과거들의 빛이다.
과거 어느 순간에 출발한 빛을 고흐는 그 별빛의 흐름을 눈부시도록 아름다게 그려 놓았다.
그의 청년 시절도, 실패한 사랑도, 사람들에 대한 환멸도, 대중의 몰이해에 대한 분노도,
현재 별빛 속에 평온하게 논아든다. 반 고흐가 마주한 것은 과거의 원한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기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릴때 별밤을 보고 있노라면 소용돌이 치듯 무서워 보이던 그림이
성인이 되어 마주하니 내 고통과 분고 그리고 슬픔들을 모두 별빛 속에 소멸시키는듯 하다.
후회 없이 모든 순간을 살기
에드바르 뭉크 <재>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여자는 옷도 머리도 풀어헤친 채 머리를 쥐어 뜯으며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남자는 구성에서 온몸을 웅크리고 있다.
한때 사랑을 속삭였을 그들이지만, 지금은 서로의 존재를 감당하지 못해 고통스러워 한다
이제 그들 사이에 남은 것은 다 타버린 <재>뿐이다.
뭉크는 사랑과 배신과 죽음과 질투로
얼룩진 삶 속에서 묵묵히 자신에게 닥친 사건들을 감당했다
도망치지도 원망하지도 않고, 죽을 때까지 그림 속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후회 없이, 그렇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건에 걸 맞게 뭉크 자신으로 살다가 죽었다.
지금, 나 자신으로 살기
클로드 모네 <수련이 핀 연못>
모네는 눈에 보이는 순간을 붙들기 위해 평생을 바친 화가이다.
보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운 탓인지 말년에는 백내장을 앓아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에서 색을 잘 인지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보네는 그런 눈으로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는 지점까지
그림을 그린다. 그 결과 그의 화면들은 거대한 빛의 덩어리를 이루게되
수련 시리즈가 탄생하게 된다.
얼마전 인상파의 고향, 노르망디 전시회를 다녀왔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풍경화를 그린 그림들을 모아둔 전시였다.
단연 빛의 화가 모네가 빠지지 않았고 그가 시력을 잃어버려도
끝까지 붓을 놓지 않은 이유를 가늠할만큼 아름다운 전경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