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그림 수업 - 그림 선생과 제주 할망의 해방일지
최소연 지음 / 김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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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할망의 인생 1막 1장이 시작되었다. 최연소 할망은 1940년생 최고령 할망은 1930년생, 이들의 평균 나이 87세인 제주 조천읍 선흘 마을의 여덟 할망들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역사의 과도기 속에가계를 꾸리고 자식을 키워냈던 주름 가득한 손으로 난생 처음 붓이라는 도구를 잡고 하얀 종이에 물감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며 인생 1막 1장에서 해방일지를 쓰기 시작된다.

제주할머니의 그림이야기인 <할머니 그림 수업>, 어느 날 나타난 딸같은 그림 선생은 눈에 보이는 것들을 그리고 그리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글로 적게 했다. 나이만큼 가득한 사연들은 그림이 되고 글이 되어 할망들에게 자유를 누리게한다. 때로는 홀로, 때로는 한데 모여 붓을 들며 함께 살아왔던 삶의 조각들을 그려내며 서로에게 희망의 세계가 되어준다.

화가 최소연 작가는 <할머니의 그림 수업>에 여덟 할머니의 곁에서 처음 그림을 권하고, 가르치기 시작한 순간부터 예술가로서 성장해 가는 과정까지를 성실히 기록해온 스토리를 담아냈다. 저자 최소연은 할머니들의 삶과 특징을 공감하며 무심하듯 툭툭 던져주는 언어는 할머니들의 그림이 되고 스토리가 되며 할머니들의 존재가 된다. 귀엽고 사랑스런 할망들의 그림보며 감탄하고 글에 나오는 제주도 방언까지 유쾌하다.

그림이 왜 좋냐고 묻자 할망은 답한다

"그림 그리는 게 막 좋아
마음속 말이 그림으로 나오니 그게 해방이주"

"그림은 잘못 그리면
다시 그리면 되고
공부는 늙어도 해야 한다"

그림 선생 최소연 작가는 그림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이 숨어있는 소녀를의 꿈을 만지고 인생을 만져준다. 그들을 그림에서 만난 그들의 사연을 모듬어 준다. 타자에 대한 공감과 지나가는 나그네를 대접하는 아브라함의 환대처럼 제주에서 여덟할망으로 시작된 최소연 작가의 나비효과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형성되기를 소망해본다.


첫장부터 귀엽고 밝은 할머니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같은 주제로 그려낸 할머니들의 옷 그림은 감탄을 넘어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여 연실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내 여덟 할망의 삐쭉 삐쭉, 삐뚤지만 한자 한자 정성을 다해 쓰셨을 그림 설명은 내면에 큰 울림과 여운이 오랫동안 남겨준다. 미처 감정 추스릴틈없이 짧은 시간에 그려낸 위풍당당한 할망들의 그림이 기어코 나를 울리고 만다. 그리고 무대 뒤에서 할망들의 인생 2막을 준비하고 리얼로 총괄한 최소연 그림 선생의 삶도 나를 울린다. 여자라서, 가난해서, 글을 배우지 못하고 가족들을 위해서 자신들을 내어주고 희생하며 고닮게 살아 왔던 우리네 엄마같은 여덟 분의 할망들 곁에서 선생이 되어주고 딸, 친구도 되어주면서 그들의 삶을 재조명 해준 최소연 감독께 감사를 전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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