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날들의 기록 - 철학자 김진영의 마음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용한 날들의 기록>은 철학자 김진영 선생님의 2010년 ~ 2015년 까지 투병 중에 써내려간 마음 일기이다. 미발표 글들을 엮어 놓은 <조용한 날들의 기록>은 김진영 작가의 마지막 책일 수밖에 없는 유고사문집이며 시집이다. 이 땅을 살다가는 한 존재로서 암 선고 이후의 삶의 본질, 하루하루 일상은 소중한 것들, 열심히 살아온 모두에게 한 번쯤 그 자리에서 서성거리며 미처 따라오지 못한 마음까지 챙겨볼 수 있게 한다. 부제로 주어진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란 화두를 함께 고민하게 하는 김진영 작가의 마음 일기는 현대인의 알 수 없는 조급, 갈급함의 갈증을 생수처럼 조금은 달래주는 책이다. 남겨진 자에게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 같은 책이다.


술 먹지 말 것, 담배 피우지 말 것, 꽃을 꺾지 말 것, 잔디에 들어가지 말 것, 쓰레기 버리지 말 것, 음식을 가져와 먹지 말 것, 개에게 용변을 누이지 말 것…… 그러나 오늘 아침 공원의 경고판 위에는 하얗게 눈이 덮였다. 모두 지워지고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다. 금지의 문장들은 백지가 되었다. 아직 아무도 그 위에 문장을 쓰지 않았다. 그 앞에 선다. 그런데 무엇을 쓸 것인가.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찌해야 할 것인가
그런데 빛이 있다. 아주 희미한, 그러나 꺼지지 않고 반짝이는 어떤 빛이 있다.
이 빛은 무엇일까?
생은 덧없어도 한 사람은 찬란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