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숙제 조작단 사계절 아동문고 103
이진하 지음, 정진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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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보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여름 방학 숙제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방학 숙제 안내문에서 할 수 없는 방학 숙제를 하나 하나 지워나갑니다. 이건 이래서 못하고, 저건 저래서 못하고...... 대체 방학까지 쉬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뭔지, 선생님이 원망스러워지려는 찰나, 엄마는 여름 방학 숙제 상을 받으면 원하는 플레이스토리 게임기 세트를 사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해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방학 숙제를 제대로 해 본적이 없는 준보와 구봉이는 방학 숙제 공략법을 배우기 위해 우리 반 1, 경수를 소환하게 됩니다. 그런데 뭐든지 다 알 것만 같던 경수에게 비밀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여태까지 경수 아빠가 방학 숙제를 대신 해준 것이었습니다. 경수의 자존심을 묘하게 자극한 결과 경수는 준보와 구봉이와 함께 진짜여름 방학 숙제를 시작합니다. 셋이 마음을 합해 진짜 어린이들의 마음이 담긴 동시를 짓고, 엄마를 대상으로 그럴 듯한 실험 관찰 보고서도 작성해 나갑니다. 엄마에게 받아 낸 현장 체험 학습비를 PC방에서 탕진하고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동네 탐방도 나서게 되지요. 마지막 방학 숙제를 함께 모여서 하려던 준보와 구봉이는 결국 아빠 뜻대로 방학 숙제를 마무리하려던 경수에게 상처받고 뜻하지 않게 늘 최고의 친구사이였던 준보와 구봉이 사이도 틀어지며 개학을 맞이합니다. 진심을 다했던 세 친구의 여름 방학 숙제는 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여름 방학만 되면 기상--공부-놀기-공부-놀기-꿈나라로 이어지던 동그란 계획표를 만들었던 생각이 납니다. 사실은 밥-놀기-놀기--놀기-놀기만 하다가 꿈나라로 가고 싶었던 바람과는 달리 계획은 창대했으나 여름 방학의 끝은 늘 급하게 일기를 몰아 쓰며 초라하게 마무리되곤 했지요. 그 기억이 남아있어서 여름 방학을 내주는 입장인 교사가 된 후로 방학 숙제를 내지 않아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실제로 실행해 본 적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좋아했지만 방학 때도 열심히 무언가 계획하고 실행해 결과물을 만든 아이들의 열정까지 몰라주는 것 같아 개운치 않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요. 무엇을 하든 안하든 방학은 쉼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기 중엔 늘 열심히 살기를 강요당하는 아이들이 방학 때는 정말로 아무것도 안하고-백수처럼 말이죠!-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요? 늘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이기에 며칠이 채 가지 않아 금방 무언가 재미있는 일들을 계획하지 않을까요? 처음엔 누가 시켜서 억지로 여름 방학 숙제를 시작했지만, 자신들도 모르게 여름 방학 숙제가 진짜로 재밌어진 준보, 구봉이, 경수처럼 말이죠. 내가 보내고 싶은 진짜 여름 방학의 시간들은 어떤 일들로 채워질지 아이들의 여름 방학 계획표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자신의 시간들을 즐겁게 채워 간 어린이들에게 모두 여름 방학 숙제 상을 주고 싶습니다. 즐거웠다면 무엇을 꼭 하지 않아도 되었다구요

"친구는 소중한 것을 조금씩 양보하는 거 아냐?"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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