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도넛문고 10
김지숙 지음 / 다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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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 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 나라

파란 나라를 보았니 맑은 강물이 흐르는

파란 나라를 보았니 울타리가 없는 나라" - 작가가 이 책을 쓸 때 영감을 받은 노래 '파란 나라'

'파란 나라' 노래처럼 이 소설은 '파란 나라'에 대한 이야기다. 꿈과 사랑이 가득하고 모든 조건이 완벽해서 누구나 이곳에서 살아가기를 동경하는 꿈의 나라. 무엇보다도 '아이를 키우는 데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나라'란 점에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고, '부모'들이 주도적으로 나라를 운영한다. 주인공 '파랑'이도 뇌과학자인 엄마와 마을 개발자인 아빠를 둔 가정의 외동 아들이다. 심지어 눈을 감고 걸어도 안전한 나라이니 어디에 있든 아이를 키울 때 느낄 수 있는 불안이나 걱정은 상상하기 힘든 나라다.

"파란 나라에 오기 전에 살던 곳은 너무 복잡하거나, 너무 위험하거나, 너무 지저분했다." 9쪽

그러나 누구나 동경하는 파란 나라에서 파랑이의 친한 친구 '우령'이가 삭제되는 일이 발생한다.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탐정'이 되길 꿈꾸는 파랑이는 나름대로 상항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파란 나라의 비밀을 알고 싶어?" 71쪽

파랑이는 자신뿐만 아니라 우주나 미로쌤 역시 파란 나라의 비밀을 파헤치는 팀이란 걸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과 합류한다. 그리고 어른들만 모이는 '마을 위원회'의 회의를 엿들으며 파란 나라의 특징을 하나씩 찾기 시작한다.

  • 부모님들은 우리를 '설정'할 수 있다.

  • 부모님의 요청에 의해 우리는 '삭제'될 수 있다.

  • 파란 나라와 같이 아이들을 '설정'하는 마을이 어딘가에 또 존재한다.

파랑이의 친구 우령이가 '삭제'되었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아동 학대와 방관을 일삼은 부부가 파란 나라에서 추방되면서 덩달아 '삭제'되어버린 우주는 정말 어디로 간 것일까?

나날이 궁금증이 쌓여만 가는 파랑이는 반 친구들에게 비밀리에 받아낸 파란 나라에 대한 기이한 경험담을 떠올린다. 특정 기억이 사라졌다는 아이들의 쪽지. 어느 날 사라진 미로쌤이 알려준 미로 해석법에 따라 나름대로 암호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도서관에서 찾은 암호 해석책을 샅샅이 살핀다.

"우리 OOOㅈOOOOO 아이다. 엄마는 다 OOO O사O에 산다." 159쪽

그리고. 드디어 해석하지 못했던 문장을 며칠에 걸쳐 완성한다.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갈등, 아픔, 슬픔 등에서 벗어나 근심도 걱정도 없는 평온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그저 벗어날 곳은 하늘밖에 없나 싶어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던 때도 있었다. 그런 마음은 책 속의 파란나라를 동경하게 한다.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그저 완벽하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지워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파란나라에도 존재하는 '어른의 방'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삶을 있는 그대로 즐기며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공간이 어쩌면 더 소중한 삶의 공간이 아닐까? 꿈과 희망이 가득하고, 울타리가 없는 이상적인 파란 나라를 꿈꾸면서 정작 '오류'나 '하자'로 인식되면 삭제해버리는 곳이 진정한 파란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평온하고 아름답고 완벽한 파란나라를 꿈꾸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재미와 의미가 있는 소설이다.


파란 나라에 오기 전에 살던 곳은 너무 복잡하거나, 너무 위험하거나, 너무 지저분했다. - P9

파란 나라의 비밀을 알고 싶어? - P71

우리 OOOㅈOOOOO 아이다. 엄마는 다 OOO O사O에 산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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