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작품인 <알파에게 가는 길>은 인간이 인간의 욕구를 위해 만든 베타 대체 인간의 이야기다. 알파는 곧 원래 인간 그 자신이리라. 대체인간들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져서 인간 가족과 살다가 인간이 죽으면 폐기되는 삶을 살아간다. 미카 역시 그랬다. 다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간들 사이에서 인간처럼 살아야 하는 것. 별 의미없는 조깅을 해야 하고, 사회생활도 해야 한다. 두 눈을 부릅뜨고 주인을 잃은 대체인간을 찾아서 팔아넘기는 사냥꾼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애써야 하는 인간이 아닌 인간들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인간들에게 지상낙원이 있다는데, 그곳은 바로 원자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버려진 피폭 지역. 그곳으로 탈출하기 위해 미카 역시 거액의 수수료를 내고 브로커를 만난다. 그러나 어느 순간 말로 설명하기 힘든 어린 시절의 기억이 머릿 속을 가득 채운다. 외면하기엔 너무나 강렬한 기억을 찾아서 결국에는 지상낙원으로 가는 길을 포기하고 자신의 원래 모습의 주인인 알파를 찾아 나선다. 기억 속에서 알파인 진아가 자신에게 한 말 한마디가 미카에겐 삶의 새로운 희망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죽지 마, 베타."
진아의 베타로 만들어진 대체인간 미카의 삶이 드디어 밝혀지는 순간이자, 찐우정과 사랑으로 베타를 지키려 한 알파 진아의 진심을 확인하는 결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