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원 - 제20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37
김지현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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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삶을 바로 곁에서 바라보며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친구관계, 우정 그리고 어떤 어른으로 자랄 것인가에 대한 고민까지 마치 표지의 테이블에 앉은 네 소녀 옆에 의자를 바짝 끌어가 앉아보고 싶을 정도로 친근했다.

어린 시절 한번 쯤 유명한 연예인을 좋아해 본 경험이 있을 거다. 정원이 만큼 혹은 정원이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라도 '나의 연예인'이라 칭하고 싶은 대상이 있고, 또 같은 연예인을 좋아할 때 친구들과의 대화도 재밌어졌던 경험도 있을 거다.

비단 연예인만이 아니다. 즐겨보는 드라마가 좋아서, 영화가 좋아서 또 책이 좋아서.. 그렇게 청소년 기에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는 일이 우정의 힘이 되는 것처럼 절실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들은 좋아하지 않을 만한 대상을 나만 좋아한다고 그것이 문제가 될까? 어른의 시선으론 그건 전혀 문제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겐 큰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 친구가 유치하게 보면 어쩌지? 내가 좋아하는 걸 친구가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어쩌면 사소할 수 있는 고민이 청소년기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만큼 커다란 고민이 될 수도 있다.

작품 속 정원은 덜 유명한 가수 아이돌을 좋아한다. 그의 인스타를 즐겨보고,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신곡이 나오면 팬카페 멤버들 사이에 서둘러서 순위 안에 올라가도록 재생횟수 올리기에 동참한다. 실제 내 옆에 같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친구가 없지만 그냥 만족한다. SNS로만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 '달이'와 소통할 수 있었기에 안심한다. 그러나 어느 날 달이와 연락이 끊기자 순간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정원이.

하루 중 3분의 1을 보내는 학교는 그저 허물을 잠시 벗고 배회하는 장소와 같다. 그러나 거기서 멈췄다면 이 작품은 그저 좀 안타까운.. 청소년들의 우정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우려만 낳고 말았겠지만, 정원은 마냥 공허해 할 겨를이 없다.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정원에게 드디어 같은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생긴거다. 먼저 다가와 준 친구들. 그들은 아주 밝고 명랑하다. 정원으로 하여금 학교라는 공간에서 누군가와 친하다는 소속감도 느끼게 해준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 것인지 정원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작품의 더 큰 매력은 또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는 거다. 정원이가 스스로의 삶 속에 갇혀 있다가 소통할 친구가 없어져서 공허함을 느끼지만, 손을 내밀어준 다른 친구들이 있었던 것처럼, 정원이도 또 다른 친구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는 점이다. 내가 배우고 깨달은 걸 다른 이에게 전해주는 자세는 작품을 읽는 내내 우려가 안도와 안심과 응원으로 변화하고 발전하게 도와주었다.

작품 속에서 성장했고, 마음열기에 대한 용기를 얻은 정원이는 과도한 다이어트로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가진 친구 혜수에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소통을 시도한다. 그리고 함께 마음을 나눌 장소, 즉 상담실로 갈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대해보는데 그 모습이 참 따스해보였다.

이렇게 관계맺기에 도움을 준 정원이의 세 친구들은 동네 책방에서의 독서모임을 이어가는데, 이 풍경도 너무나 아름답다. '문학소녀'라는 표현이 머릿 속에 몽글몽글 솟아나는 것처럼, 책표지에서 책과 동물과 친구와 함께하는 소녀들의 따스한 풍경처럼 그렇게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 속에 언젠가 친구 혜수도 함께하길 소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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