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 죽음과 시체에 관한 기상천외한 질문과 과학적 답변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케이틀린 도티 지음, 이한음 옮김 / 사계절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죽음과 시체에 관한 기상천외한 질문과 과학적 답변

케이틀린 도티 지음 / 사계절 출판

 

죽음과 시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

 

 

감히 입에 담기가 부담스러웠던 죽음이나 시체에 대해 숨죽이며 궁금해했던 것들을 친근한 어조로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그렇다고 가벼운 것도 아니다. 죽음이란 자연스러운 현상 앞에서 우리의 몸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주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오히려 죽음에 대해 두려움보다는 삶의 한 과정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작가 케이틀린 도티는 장례지도사다. 유가족의 위임을 받아 장례와 관련된 일들을 관리하고 진행하는 직업이다. 장례 절차나 방법에 대해 유가족과 상담하고, 염습입관빈소 차림조문객 접대 등 장례의 전 과정을 총괄한다. 망자에 대한 슬픔으로 경황이 없는 유가족들 곁에서 조용히 동행해주는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시체를 대할 일이 많고, 수많은 사연이 담긴 다양한 죽음을 가까이서 보고 들으며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책에 담아냈다.

 

어릴 때 나는 무시무시한 죽음을 접한 적이 있어. 하지만 그 일을 겪고서 죽음을 멀리하는 대신에, 죽음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어. 그 뒤로 여러 해 동안 의학역사를 공부하고, 화장터에서 일하고, 학교에 가서 시신을 방부 처리하는 법을 배우고, 세계를 돌면서 장례풍습을 조사하고, 장례식장을 열었어.” - 작가의 프롤로그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뿐만 아니라 사고를 가까이서 접한 사람들도 극심한 트라우마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경험 속에 숨은 것이 아니라 당당히 마주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인간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죽음에 대해 담담하게 탐구하며 우리에게도 과학적인 관점에서 죽음과 시체에 대해 생각할 용기를 갖게 한다.

 

34개의 질문에 대해 질문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첫 번째 질문은 제목과도 관련이 있다. “내가 죽으면 고양이가 내 눈알을 파먹을까?” 반려동물과의 삶이 일상화되면서 기본적으로 개나 고양이는 식구처럼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런 질문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과연 그럴까? 약간의 스포일러를 한다면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도 사자와 DNA95.6% 같다는 사실이다. 작가의 답변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는 직접 읽으면서 찾아보길! 안도를 하게 될지 경악을 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 외에도 순서를 무시하고 얼른 펼쳐 보고 싶은 질문들도 많다. 가령 죽을 때 왜 몸 색깔이 변하는 거지?”라는 부분은 검시관이나 법의학 관련한 상식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이 있다. “죽은 뒤에 몸이 스스로 일어나거나 말을 할까?”에서는 우리가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진실을 알 수 있다. “죽었을 때 똥을 쌀까?”라는 부분은 심각한데 웃음이 자꾸 나오는 걸 참을 수 없다. 그리고 우리 몸의 마지막 처리를 정성껏 해주는 장례지도사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이렇게 제일 궁금한 질문부터 골라 읽기도 가능해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읽기에 편안한 책이다. 물론 과학적인 용어의 난이도를 고려한다면 중학생 이상에게 권하고 싶다. 어린이들에겐 다 읽은 청소년과 어른들이 더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 해주는 방식을 택하는 건 어떨까?

 

죽음에 대한 심각하고 고차원적인 책보다 이렇게 현실적이면서도 담담하고 또 재미있게 죽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라는 점에서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