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정재민 지음 / 사계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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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

 

미디어, 얼마나 알고 있다고 착각했나요?

 

 

포털, 유튜브, SNS, 뉴스, 영상클립 등 우리가 쓰고, 접하는 무수한 미디어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것일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 알람을 끄고,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날씨를 묻고, 밤새 도착한 카톡에 답하고, 인스타나 페북에 올린 글에 알림이 뜬 것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하곤 한다. 어느 새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고, 반면 스마트폰을 두고 나온 날이면 미아가 되어버린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이렇게 깊숙이 미디어의 세계 속에 들어와 있는 우리가 과연 얼마나 알고 있다고 자만했던 것일까?

정재민 작가의 인공지능 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청소년이란 줄임말을 하고 이어폰 끼고 유튜브 보고, 바로 앞에 있는데도 카톡으로 이야기하고 휴대폰만 쳐다보는 사람들이라 정의내리는 십대를 위한 미디어 사용법과 미디어 리터러시 근육 키우기를 차근차근 그리고 아주 상세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낸 책이다.

정보활용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된 요즘 그 중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은 필수가 되었다. 그러나 학교에서 과연 얼마나 공들여 이런 교육을 하고 있을까? 연간 필수 이수시간으로 정해진 정보교육에서도 대부분은 자료 배부나 대규모 특강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필수이기에 중요하다 판단하여 의무 교육 시간이 배정되었지만, 중고등학교 6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제대로 미디어교육(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은 경험은 미미하다. 가끔 학교도서관에서 외부 강사를 지원 받아서 연간 20차시 정도로 소규모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곳도 있지만, 그나마 담당교사의 관심이나 열정이 큰 잣대가 된다.

그렇다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에 손을 들 교육자나 학부모는 없을 거다. 다만 십대 혹은 십대와 함께 살아가는 어른들을 위한 친절한 미디어 책을 만나지 못해서 제대로 실시할 마음을 갖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주 친절하다. 읽다가 다시 작가가 누구인지 책날개를 들춰봤다. 언론학 박사 학위 소지자,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에서 연구 중.. 사실 이런 학력과 경력을 갖춘 모든 사람들이 책을 쉽게 쓰진 못한다. 현장 경험이 부족하거나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아무리 박식해도 청소년 혹은 청소년과 함께 사는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쉽지 않다.

[1] 우리 주변을 온통 둘러싸고 있는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맞아, 그랬었지! 과연, 나는 왜 미디어에 대해 알아야 했던 걸까!’ 자문하게 되며 작가의 말들을 놓치지 않으려 따라가는 눈빛이 바빴다. 이건 십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서두에 언급한 아침을 시작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 바로 내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 우리가 사용하는 미디어의 종류와 사용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요즘 아이들이 선호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의 배경과 특징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다양한 뉴스를 올바로 바라보고 선별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과연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미디어의 홍수 속에 빠져 있으면서 달콤한 유혹과 쓰라린 상처를 경험한 적 없는가!

[3] 미디어 리터러시 근육을 키우기 위한 방법과 조언을 읽으며 그동안 뜬구름처럼 잠시 맴돌기만 했던 미디어와 소통의 장단점을 진단해볼 수 있었고, 또 실천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심을 갖게 했다.

특히 이 책이 십 대 뿐만 아니라 십 대와 함께하는 어른들에게도 기본서가 될 거란 생각이 드는 이유는 각 소제목마다 깨미주(깨어있는 미디어 주인되기)’ 코너를 마련해 둔 부분이다. 내일 바로 청소년들과 이 책을 교재삼아 하나씩 체크해보며 미디어 근육을 위한 트레이닝을 시작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정말, 친절한 미디어 책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가려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 238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를 직시하고 분석하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그 다음으로 옮아가는 생각과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마찬가지다.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잠식한 다양한 미디어에 대해 나쁜 것만 골라낸다고 발전할 가능성도 함께 생기는 건 아니라는 의견에 공감한다. 좋은 기사로 재생산해내는 힘을 길러낼 수 있을 때, 우린 더 이상 가짜뉴스에 휘말릴 여유 없이 좋은 뉴스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240쪽에 소개된 미디어(뉴스) 리터러시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여 유튜브 영상, 카드뉴스, 포털기사 등으로 확대·적용해보는 연습을 통해 주체적인 미디어 사용능력을 갖추는 계기로 삼을 만하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가려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 P238

청소년? 줄임말 하고, 이어폰 끼고 유튜브 보고, 바로 앞에 있는데도 카톡으로 이야기하고 휴대폰만 쳐다보는 사람들이잖아!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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