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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 카페
김은재 지음 / 사계절 / 2020년 5월
평점 :
꼭꼭 숨은 장점과 재능을 찾아 줄 블랙티
꿈을 이루어주는 앙버터
'하이, 헬로우!'하고 먼저 인사하게 해 줄 헤이즐넛 라테
공부가 꿀잼이 되게 해 주는 살구잼쿠키
짝사랑 아픔 달래 줄 핫 라벤더 티
내 인생의 주어를 '나'로 만들어 줄 생크림와플
듣기만 해도 입맛을 다시면서 마법의 약처럼 고민을 해결해 줄 것 같은 메뉴들은 어디서 나왔을까?
<십 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카페>의 저자 김은재는 중고등학교 현직 교사로서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과 좌충우돌 겪어가는 진로, 학습, 인간관계 등을 바탕으로 이번엔 상황별 심리상담과 조언을 가득 담은 책을 냈다.
진로에 대해 어려서부터 수많은 질문을 받아왔을 우리 청소년들이 여전히 진로탐색이라는 항해 중인데도 뭔가 하나를 정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마치 '진로탐색ing'의 상태가 잘못인 것 같이 주눅들게 만들기에 꿈에 대해 물어보기도 난감할 때가 많다.
비단 진로만은 아닐거다. 학습, 인간관계 등 우리 청소년들이 겪어내야 할 무게는 점점 무거워진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작가는 상당히 공을 들여서 여느 심리책이나 진로관련 책보다 확연히 차이나는 클라쓰로 이 책을 만든 것이 오롯이 느껴진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작가가 현직 교사라는 사실에서 비롯될 것이다. 학생들의 생생하게 경험이 제대로 녹아들어가도록 아이들의 입장에서 상담하고 맛있는 처방도 내려준다.
마음카페지기로서 전해주는 사연과 처방에 어울리는 디저트를 따라 가다보면 순간 욕심도 생긴다. 나도 내 경험을 이렇게 글로 담아내고, 추천하며 아이들이 처할 바로 상황에 어울리는 맛을 가진 책을 소개해주고 싶어지는 욕심말이다!
첫번째 진로고민에 대한 추천 메뉴 - 28p.
꼭꼭 숨은 장점과 재능을 찾아 줄 블랙티 : 누구나 뱃살 아래에는 탄탄한 식스팩이 있어요. 단지 지방에 파묻혀 있을 뿐! 마찬가지로 내 몸 어딘가에도 눈부신 장점과 재능이 파묻혀 있어요. 블랙티를 마시면 내게 있는 장점과 재능을 적극적으로 찾을 마음이 들 거예요!
특히 진로고민에 대한 Part 1을 살펴보자면
01. 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없어요. + 꼭꼭 숨은 장점과 재능을 찾아 줄 블랙티
02. 돈 되는 일을 해야 하나요?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나요? + 내 갈 길에 확신을 주는 민트 초코
03. 제가 정한 길에 확신이 없어요. + 나 자신을 믿게 해 줄 캐러멜 마키아또
04.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슬럼프가 왔어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충전해 줄 청포도 스무디
05. 어떤 고등학교, 대학교를 가야 하나요? 꼭 좋은 대학에 가야 하나요? + 자존감을 든든하게 채워 줄 허니브레드
06. 제가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 꿈을 이루어주는 앙버터
소제목 자체가 아이들이 마음에 담을 만한 고민들이다. 이에 더해서 제시되는 디저트 메뉴는 정말 저걸 먹으면 해결될 것 같은 생각에 목차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구성이다.
특히 '05. 어떤 고등학교, 대학교를 가야 하나요? 꼭 좋은 대학을 가야하나요?' 이 부분은 '자존감은 학교가 아니라 내가 내 인생을 통해 만드는 것입니다.'라는 부제가 적혀있다. 소위 '현실'이란 장벽 앞에서 고1때 가진 꿈이 물거품되고 조정되고 맞춰진 학교나 학과를 선택해야할 때 많은 아이들이 좌절을 경험한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다운그레이드 해버린다. 그런 모습을 볼 때 너무나 안타깝다. 열심히 살아왔다면 남들이 보기에 조금 낮은 수준의 대학이나 고등학교라도 분명 그 이후의 삶은 내가 만들어가며 충분히 '그들'보다 멋진 삶을 살 수 있는제 말이다. 물론 나도 지방대를 나왔기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학생이 되고나서 난 오히려 고등학생 때보다 더 신 나게 공부했었다. 정말 내 노력만큼 결과가 나왔고 우리 아이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작가 역시 '스무 살 이후의 인생은 나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학벌위주의 사회이기에 무시할 수 없는 그 무언가는 존재하지만 우리가 정말 타인과 같은 기준으로 그 시류에서만 살아야 하는 걸까?
지난 스승의 날 졸업생이 찾아왔다. 1학년때부터 방송계열로 진학할거라고 준비했고, 관련 활동도 무척 열심히 했다. 궁금한 마음에 진학한 학과를 물어보니 한국전통무용관련 음악을 배우는 학과라며 당차게 말했다.
"선생님 놀라셨죠! 근데 전통음악을 배우고 공연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서 공연도 기획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방송쪽으로도 연결되요!"
그렇다. 비록 성적이나 경제사정 등 현실이란 장벽 앞에서 원래 희망하는 학과에 못가더라도 이렇게 조금 돌아가는 것 같지만 관련된 학과로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그런 과정 속에서 그 아이는 더 풍부한 경험과 남들이 갖지 못하는 강점을 충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작가는 소제목이 끝날 때마다 아이들이 가진 고민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듯 추천메뉴와 힐링레시피를 전해준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따뜻하고 쓰담쓰담 위로가 된다.
이 외에도 관계가 꼬여버린 친구와 다시 노력해야할지, 노력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속상한데, 잘하는 친구들이 질투날 때 어떻게 해야할지, 모태 솔로 탈출법은 무엇일지, 가장 인정받고 싶은 부모님이 날 무시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등 26개의 엄선한 청소년 고민을 다루고 있어서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가기 좋은 내용이 많아서 우리 학생들에게 한 권씩 사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