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철학 로드맵 - 사상가 50인이 안내하는 지知의 최전선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에서 한 사상가의 깊은 철학적 사유를 탐색하기란 불가하다. 간단한 개념 정도는 짚어도 그 깊이가 지나치게 얕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배운다거나 사고하려고 한다면 이 책은 어울리지 않다. 물론 이걸 읽었다고 그 철학자에 대해 아는 체한다면 더욱 우스운 꼴을 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연유에도 이 책을 추천할 만한 이유는 제목의 "로드맵"의 역할과 기능 그 자체 충실했다는 점.


의외로 현대 철학의 흐름을 설명해준 책은 많지 않다. 어지간한 서양철학사는 근대에서 흐름이 뚝 끊겨버린다. 많이 와봐야 푸코나 리오타르 정도에서 끝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 철학 역시 지금에 와서는 그 계승자나 비판자들에 의해 많이 수정되고 논의되었으며, 흐름에서 벗어나거나 다시 합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포스트 모더니즘의 쇠퇴와 신실용주의의  재부상이 그렇다. 그러나 여절시 최근 철학사를 다룬 책들을 보면 거진 포스트모던에서 끝이나기 때문에 아직도 주류 철학이 포스트 모던인 것으로 독자는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 포스트 모더니즘은 철학계에 수많은 비판에 휩싸여 있다. 특히 정체성 정치의 지리멸렬함과 성과없음의 폐해, 탈진실 시대 가짜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 속에서 정말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는가에 대한 물음 속에서 진리의 해체와 개인이 곧 정치다를 외치던 포스트 모던의 구호는 비판을 받다 못해 현 세계문제의 원인격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사 빅포르스는 《진실의 조건》에서 포스트 모던은 단 한 번도 철학의 주류였던 적이 없는데 비전문 분야, 특히 미디어나 언론 계열에서 그것을 주류인 것처럼 포장했다고 말한다.


이렇듯, 현대 철학의 흐름은 이미 푸코와 데리다 이후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것을 설명하는 책은 아직도 그 시대에 머물러 있다.


지금은 신실용주의나 브루노 라투르, 그레이엄 하먼과 같은 정동이론 같은 철학파들도 많이 생겨난 상황이다.


이 책은 물론 그런 모든 것을 다룬 것도 아니고 설명도 짧고 아쉽다. 그러나 적어도 기존 책들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독자에게 이런 사상가가  존재하고 독자로 하여금 더 읽어볼만한 책을 알려줌으로써 어디로 나아가야할 지 그 길 정도는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꽤 쓸만하다고 본다.

이 책을 가장 밑바닥에 두고 독자는 무엇을 파고 들어갈지 생각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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