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평점 :
이 책은 크게 1.사실과 지식의 차이 구분. 2. 의도된 개소리의 목적과 효과. 3.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교육 및 사회적 해결책으로 구분되어 있다.
사실과 지식의 구분에서는 상당히 개념적인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지식은 인간의 '믿음'에 따라 결정되면서 인지적 왜곡이 나타나지만, 아무리 자신의 믿음에 따른 지식을 강조한다고 해도 세상의 존재하는 '객관적 사실'은 단 하나라는 점을 설파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즉, 우리는 진정한 사실을 보고도 자신의 믿음과 가치에 따라 그 사실을 왜곡하거나 아예 보지 않으려 들고, 내가 믿는 지식을 더욱 강화시키려는 습성을 지니고 있어서 점점 더 진실에서 멀어지도록 만든다.
개소리의 효과에 대한 부분은, 탈진실에 대한 유명한 명저인 프랭크퍼드의 《개소리에 대하여》를 토대로 하여 한 발자국 더 명료하게 걸어 간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개소리의 목적이 '사실에 대한 확신에 의구심을 심어 놓는 것'이라는 지점은 주목할만 하다. 음모론을 비롯한 각종 가짜뉴스의 범람은 사실에 대한 합리적 믿음을 흔들어놓는다. 이를 저자는 진실에 대한 '약화 효과'라고 본다. 그렇게 진실이 지속적으로 의심받으며 흔들리면, 인간 개인은 가치에 대한 방향성을 상실하고 방황하게 된다.
방황하는 개인은 끊임없이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피해자처럼, 자신의 행동에 확신을 할 수 없게 되고. 누군가가 자신을 이끌어주길 바라게 되는데, 그 결과 강력한 지도자, 권위있는 인물에게 의존하는 길을 선택한다. 이것이 현재 전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정치사회의 현실을 반영한다.
해결책에서 드러나는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저자는 기본적으로 진보적 스탠스를 지닌 철학자임에도, 진보적 사상관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하는 부분이다.
특히 푸코, 데리다로 대표되는 '포스트 모더니즘' 철학이 정작, 철학계에서는 비주류에 속하고 비전문 분야에서만 인기가 많다는 지적은 놀랍기까지 하다.
탈진실을 유발하는 '포스트 모던'과 '구성주의 교육학'에 대한 비판은 매우 유용하게 다가온다.